중력 거스르는 김기민의 점프 "비결은 타이밍"

임석규 2022. 8. 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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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활약
18~20일 스타급 19명과 갈라공연
무용계 아카데미상 받은 실력파
"42~46살 정점 목표로 피나는 연습"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은 높고 유려한 점프 동작으로 ‘중력을 거스르는 점프’란 평가를 받는다.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제공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발레단은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러시아 볼쇼이발레단(모스크바),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함께 세계 ‘빅5 발레단’에 꼽힌다. 239년 역사의 이 발레단에서 유일한 아시아인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기민(30)이 오는 18~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발레 슈프림 2022’ 갈라 공연을 펼친다.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김기민은 “세계 간판급 무용수들의 좋은 에너지를 한국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명문 발레단의 스타 무용수 19명과 함께하는 ‘발레 종합세트’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간판급 발레리나 마리아넬라 누녜스와 알리나 코조카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도로테 질베르,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이사벨라 보일스턴, 독일 베를린슈타츠발레단의 다닐 심킨 등 출연진이 전례 없이 화려한다. 김기민은 “마라아넬라 누녜스와는 여러 차례 파트너로 공연해 ‘케미’가 잘 맞는 발레리나”라며 “전막 공연을 선호하지만 갈라만의 매력도 있다”고 했다. 발레 갈라 공연은 남성 무용수와 여성 무용수의 2인무를 중심으로 전막 작품들에서 핵심과 알짜만 추려 올리는 공연이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아시아인 최초 수석무용수인 발레리노 김기민이 8월18~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발레 슈프림 2022’ 갈라 공연을 펼친다.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제공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2011년 동양인 발레리노 최초로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했고, 2015년 만 23살에 최연소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소속 무용수가 270명을 웃도는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는 단 13명. 2016년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았고, 지난해엔 마린스키 극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단독 리사이틀을 열었다. 2019년에 이은 두번째 단독 무대였는데, 지난해 이 극장의 발레 공연 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티켓을 조기에 ‘완판’했다. 주역 무용수라고 해서 다 단독 공연을 하는 건 아니다. 실력은 기본이요,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어야 한다. ‘티켓 파워’를 입증한 그는 이제 ‘마린스키 극장의 간판’으로 통한다.

높이 도약하는 그의 점프는 특히 일품이라고 평가받는다. ‘중력을 거스르는 점프’, ‘시간이 멈춘 듯한 점프’ 등의 찬사가 잇따른다. 유럽의 댄스 전문지 <댄스유럽>은 “화려한 하이 점프, 롤스로이스 엔진처럼 돌아가는 부드럽고 음악적인 회전, 강철 같은 코어로 기술적으로 최고”라고 극찬했다. “저는 사실 서양인에 견줘 신체 조건이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이런 걸 보완하려고 점프를 하더라도 더 높이, 더 음악적으로, 더 가볍게 하려고 애씁니다.” 점프력의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타이밍’을 꼽았다. “마지막까지 기다렸다가 점프 직전에 아주 빠른 준비 동작을 하고 뛰는 거죠. 공중에서 힘을 빼려고 헤엄을 치는 상상도 하곤 합니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간판으로 떠오른 발레리노 김기민은 2019년, 2021년 두차례나 마린스키 극장에서 단독 리사이틀 공연을 펼쳤다. 서울 콘서트매니지먼트 제공

올 상반기에 그가 소화한 전막 발레 공연은 20개 작품 40차례에 이른다. 2주 동안 6개의 다른 전막 작품을 선보일 정도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했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얘기다. “42살에서 46살까지를 제 발레 인생의 정점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몸을 만들어야 해요.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보통 40살이면 무용수로서 은퇴할 나이인데, 그때를 정점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피나는 연습은 기본이다. 연습의 많은 시간을 스트레칭과 근육 운동에 할애한다고 했다.

마린스키 극장의 예술감독이자 총감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해온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김기민도 해외 언론 등에서 마린스키발레단에 남아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기민은 “예술과 정치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쟁은 무조건 빨리 끝나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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