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카데미, 차별당한 원주민 배우에 50년 만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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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50년 전 시상식에서 원주민 배우가 당했던 차별에 공식 사과했다.
AMPAS는 15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지난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영화배우이자 인권 운동가이자 사친 리틀페더(75)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발표했다고 AP, B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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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아메리카 원주민 배우 사친 리틀페더에 대한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사과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 AP |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50년 전 시상식에서 원주민 배우가 당했던 차별에 공식 사과했다.
AMPAS는 15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지난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영화배우이자 인권 운동가이자 사친 리틀페더(75)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발표했다고 AP, B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리틀페더는 1972년작 <대부>(The Godfather)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론 브란도를 대신해 무대에 올랐다. 당시 브란도는 할리우드가 원주민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상을 거부하고 리틀페더가 대신 항의 성명을 읽도록 했다.
자신을 아파치족 원주민으로 소개한 리틀페더는 "유감스럽게도 미국 영화계의 심각한 원주민 차별 때문에 수상을 거부한다"라며 브란도의 성명을 대독했고, 객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 Marlon Brando's Oscar® win for "The Godfather" ⓒ AMPAS |
리틀페더는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최초의 원주인 여성이 되었으나 "60초 이상 발언하면 무대에서 강제로 끌어내겠다"라는 아카데미 관계자의 경고에 따라 짧은 소감을 말하는 데 그쳤다.
결국 리틀페더는 시상식이 끝난 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15페이지에 달하는 브란도의 항의 성명을 읽어야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당시 영화나 TV에서는 (원주민 배우가 아닌) 백인 배우가 원주민을 연기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고, 원주민에 대한 묘사도 그들이 야만인이라는 고정 관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 아메리카 원주민 배우 사친 리틀페더에 대한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사과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 BBC |
AMPAS의 데이비드 루빈 회장은 리틀페더에게 보낸 사과 편지에서 "당신의 연설은 존중의 필요성과 인간 존엄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강력한 발언이었다"라며 "그 발언으로 당신이 감내했던 학대는 정당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보여준 용기는 너무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다"라며 "이에 대해 가장 깊은 사과와 함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라고 전했다.
최근 말기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리틀페더는 아카데미 측의 사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우리 원주민은 매우 참을성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다"라고 받아들였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는 항상 유머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이것이 우리의 생존 방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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