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끔찍한 일 벌어질 수도"..FBI 압수수색에 협박

임선영 입력 2022. 8. 16. 15:35 수정 2022. 8. 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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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자택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 수색과 관련 "끔찍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 이 나라에서 (갈등의) 온도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포착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한 뒤 "미국인들은 또 다른 사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압수 수색 영장 내용까지 공개한 수사 당국에 자신을 더욱 압박할 경우 격앙된 자신의 지지자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협박성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 동안 여러 차례 자신에 대한 압수 수색으로 "미국에 이전에 볼 수 없던 수준의 엄청난 분노가 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갈등 완화를 위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나와 내 사람들은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의 반응이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FBI가 지난 8일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로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한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의 물리력 행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FIB와 국토안보부(DHS)는 내부 게시판을 통해 트럼프 자택 압수 수색 이후 연방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합동 경보를 발령했다. 이 경보에 따르면 미 FBI 본부 앞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위협은 물론, 압수 수색 영장을 승인한 연방 판사와 압수 수색에 참여한 FBI 요원들에 대한 신변의 위협까지 있다.

소셜미디어엔 "무장 반란"을 선동하는 폭력적인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42세 남성 리키 시퍼가 트루스 소셜 계정에 공격을 예고한 뒤 무장한 채 FBI 신시내티 지부 건물에 침입하려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9일 그의 마러라고 자택 앞에서 FBI 압수 수색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지난 14일엔 애리조나주 피닉스 FBI 지부 앞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무장한 채 FBI에 항의 시위를 벌였다. 같은 날 29세 남성 리처드 요크 3세가 차를 몰고 워싱턴 국회의사당으로 돌진하다 바리케이드에 막히자 허공에 총을 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미 경찰은 요크 3세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를 선동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인터뷰에서 FBI가 압수 수색을 통해 증거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FBI 요원들은 침입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갈 수 있었고, 그들이 원하는 어떤 것을 넣을 수 있었다"면서 "그들이 (압수 수색하는 동안)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심어놓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FBI는 트럼프 자택을 압수 수색해 최고 수준의 기밀인 특수정보(SCI) 1건 등 11개의 기밀문서를 확보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법무부가 지난 12일 공개한 압수 수색 영장에 따르면 트럼프는 방첩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영장에 적시된 기밀문서들은 자신이 퇴임 전 비밀이 해제된 것들로 더는 기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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