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물싸움' 대구시장 홍준표 "구미와 협상 안 하겠다"
낙동강 취수원을 두고 10년 넘게 이어진 대구시와 경북 구미시의 ‘물싸움’이 결론 없이 끝나는 분위기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구미시와 더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새로 취임한 구미시장이 대구시가 지난 30여년간 구미공단 폐수 피해를 보고도 인내하면서 맺은 (취수원 이전 관련)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라며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대구시가 수원지를 (안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6·1지방선거 과정에서 ‘맑은 물 하이웨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구 취수원을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위치한 영주댐이나 안동댐·임하댐 등 1급수 물을 도수관로로 연결, 운문댐으로 끌어와 식수로 사용하자는 내용이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 측은 "대구시민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나, 시민을 대변하는 시장으로서 다시 (취수원 이전 관련 협약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권기창 안동시장도 홍 시장이 내놓은 방안에 호응하는 분위기였다. 안동에서 대구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대가로 협력기금이나 산업단지 조성 지원, 지역 농산물 판매 등 지원을 기대해볼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11일 홍 시장은 권기창 안동시장과 만나 낙동강 상류 댐 원수를 대구시가 이용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홍 시장은 SNS에서 "더는 구미공단 공장 폐수로 대구시민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 구미공단 폐수문제는 철저히 감시하고 낙동강에 인접해 진행 중인 구미 제5공단에는 화학공장, 유독물질배출 공장은 절대 입점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해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공장가동을 못 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는 대구의 길을 찾아가고 구미시장은 구미의 길을 찾아가면 된다. 경북지사가 (이 문제를 두고) 중재할 일도 없고, 이미 그것은 끝난 사안이다"고 못 박았다.
대구 취수원 문제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암 의심물질인 ‘1, 4-다이옥신’이 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산단)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됐다. 낙동강은 대구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67%인 53만t을 취수하는 곳이다.
대구 취수원은 구미산단으로부터 34㎞ 하류에 있다. 구미산단이 대구 취수원 상류에 있고, 폐수 유출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불안해진 대구시는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구미 해평취수장을 새 취수원 이전 후보지로 꼽았다.
그러자 구미시가 반발했다. 대구에서 물을 빼가면 해평취수장의 수량이 줄고 수질도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대구가 취수원을 옮겨 공동으로 물을 나눌 게 아니라 스스로 낙동강 수질 개선 사업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맞서 양 지역이 오랫동안 갈등했다. 지난 4월 환경부 등 다자간 협정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6·1지방선거 이후 새 단체장이 취임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구·안동=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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