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저스틴 벌렌더, '금강벌괴'의 귀환

배중현 2022. 8. 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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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승 3패 평균자책점 1.85 기록
AL 사이영상 후보 0순위
토미존 서저리 2년 공백 극복
'금강불괴'를 연상시키는 활약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인 저스틴 벌렌더. 게티이미지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일정이 3분의 2를 지나면서 순위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각축전이 치열한데, 개인 타이틀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오른손 투수 저스틴 벌렌더(39·휴스턴 애스트로스)다. 불혹을 앞둔 벌렌더는 15일(한국시간)까지 15승 3패 평균자책점 1.85(136이닝)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0.86)과 피안타율(0.190) 모두 수준급. 평균자책점과 WHIP 부문 MLB 전체 1위에 올라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 0순위다. 전성기에 보여준 시속 100마일(160.9㎞) 강속구를 던지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최고 시속 99마일(159.3㎞), 평균 시속 95마일(152.8㎞)의 빠른 공을 던진다.

벌렌더의 활약이 인상적인 건 적지 않은 나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건 서른일곱 살이던 2020년 9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고, 사실상 2년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했다는 점이다. 선수 생명을 건 수술이었지만 마운드에 돌아온 뒤 놀라운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역대 MLB 최고령 사이영상 수상자는 2004년 로저 클레멘스(당시 휴스턴·42세). 벌렌더가 올해 사이영상을 받는다면 클레멘스와 1978년 게일로드 페리(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40세)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최고령 선수가 된다. 2011년과 2019년 이미 두 번의 사이영상 수상 경험이 있지만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에 큰 수술을 받고 2년 공백기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세 번째 수상'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과거 벌렌더는 투구 수가 많아질수록 구속이 더 빨라지는 투수였다. 2008년 8회와 9회 100마일을 웃도는 공을 무려 46개나 던졌다. 리그 내 다른 투수들의 기록을 모두 합쳐도 38개밖에 되지 않았다는 걸 고려하면 시대를 대표하는 '파워 피처'로 손색없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고 그도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 벌렌더가 정규시즌에서 100마일을 스피드건에 찍은 건 2017년이 마지막이다. 자칫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마운드 위에서 더 단단해진 모습이다. 슬라이더와 커브 비율을 높여 타자들이 당겨치는 비율을 떨어트렸다. 그는 올 시즌 리그 선발 투수 중 당겨치는 타구가 나올 확률이 가장 낮은 투수다. 그만큼 타자 입장에선 강한 타구를 만들기 힘들다.

벌렌더는 2019년 서른여섯 살의 나이로 21승 6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무려 223이닝을 소화, 300탈삼진 고지를 정복했다. 다승·이닝·WHIP·피안타율을 비롯한 대부분의 투수 지표에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토미존 서저리 영향으로 2020~21시즌 단 1경기 등판에 그쳐 우려를 낳았지만, 3년 만에 다시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수술 후 복귀 시즌이어서 그런지 올해 벌렌더의 투구 이닝은 많지 않다. 그는 MLB에서 250이닝(2011년)을 소화한 마지막 투수다. 2019년에도 홀로 엄청난 이닝을 책임졌다. 많은 팬은 그가 MLB에서 멸종되어 가고 있는 300승 투수(역대 24명 달성)가 되길 바라고 있다. 통산 241승(역대 공동 57위)으로 59승이 부족해 향후 3~4년을 더 뛰어야 가능한 목표. 물론 쉬운 미션을 아닐 거다. 하지만 팬들은 기대를 접지 않는다.

나이를 잊은 그의 활약이 '금강불괴(금강처럼 단단하여 부서지지 않음)'를 연상시키는 '금강벌괴'이기 때문이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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