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 뻔한 SF 공포 스릴러냐고? '놉'

김다은 2022. 8. 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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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뻔하지 않다. 웬만한 공포영화가 아니다. 규정할 수 없는 ‘그것’은 강력하고 보는 순간 도망칠 수 없다. 독특한 소재와 탁월한 연출력, 무서우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스토리까지 모든 게 신선하다. 국내 팬덤이 확실한 조던 필 감독의 신작 ‘놉’의 평가다.

‘겟 아웃’, ‘어스’로 전 세계 관객에게 신선한 공포감을 선사했던 조던 필 감독이 압도적 스케일과 화려한 미장센을 장착해 ‘놉’으로 돌아왔다.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15일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헌트’, ‘한산: 용의 출현’을 제치고 전체 예매율 1위를 달성하며 또 한 번의 흥행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놉’은 하늘 위 ‘그것’을 둘러싼 기묘한 현상을 그린다. 어쩌면 영화의 포스터가 이야기를 스포하는 듯 하다. ‘놉’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그것’에 의해 혼란에 빠진 마을의 모습을 보여준다. 상공에 빠르게 등장한 ‘그것’으로 인해 마을과 주인공 남매에게 찾아오는 위기는 등골이 시린 서스펜스를 몰고 온다.

‘그것’을 인지한 이들은 공포심을 느끼는 동시에 호기심을 느끼며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정체를 쫓아간다. 조던 필 감독이 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습들을 ‘스펙터클 중독’이라고 정의했듯, 이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인정받고 보이길 원하는지 인간의 내적 요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여전히 화려한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개성 넘치는 연출력, 섬세한 사운드, 배우들의 연기력은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겟 아웃’에 이어 조던 필과 다시 만난 다니엘 칼루야는 할리우드 영화사에 획을 그었다고 주장하는 헤이우드 목장의 자손 OJ 헤이우드를 연기한다. 스티븐 연은 리키 주프 박으로 분해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우리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공적인 페르소나를 보여준다.

영화는 총 4개의 에피소드를 풀어내며 그 누구도 함부로 야생의 무언가를 길들일 수 없다는 감독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침팬지 ‘고디’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미국의 가십 웹 사이트 TMZ의 카메라맨이 돈과 유명세를 쫓아 만든 프로그램의 주인공 격인 고디는 TV 녹화 중 인간을 피범벅이 될 때까지 해친다. 극 중 유명 촬영 감독 앤드러스 홀스터(마이클 윙컷 분)가 등장하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로 풀이된다. 앤드러스 홀스터는 ‘그것’의 정체를 확인하고 이를 촬영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목숨을 건다. 길들일 수 없는 정체에 다가선 인물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놉’을 관람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필수로 아이맥스(IMAX)로 보길 바란다. 약 40분 이상 촬영된 아이맥스 시퀀스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놀라운 영상미를 우리에게 선물한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에 참여한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은 아이맥스의 상징인 15/65mm의 필름 카메라로 드넓은 대지와 하늘을 40분 이상 촬영, 단순히 대형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느낌이 아닌 마치 장면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보여준다. 17일 개봉. 12세 이상. 러닝타임 130분.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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