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못 지킨 'LH 환골탈태'..주택 공급만 차질 빚나

정다운 입력 2022. 8. 16. 09:27 수정 2022. 8. 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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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새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닷새 앞두고 LH 사장 자리가 비어버린 탓에 주택 공급 드라이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LH는 임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태로 국민 공분을 샀다. LH 직원들과 친척·지인 등 수십 명이 부동산 개발 회사까지 차려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LH는 곧바로 국세청장 출신 김 사장을 구원투수로 발탁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취임 당시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로 임기를 시작했다. 성과도 있었다. 취임 2주 만에 LH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임직원이 보유한 부동산을 조사하고 거래 신고·등록·검증 시스템도 만들며 내부 개혁을 지휘해왔다.

하지만 지난 7월 첫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LH는 2년 연속 낙제점 수준인 D등급을 받았다. 이에 곧바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일부 직원이 출장지에서 주요 일정에 빠지고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기강 해이 논란이 일었다. 임직원 부동산 불법 투기도 추가로 적발됐다. 이런 일련의 사태가 김 사장의 조기 사퇴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LH는 민생 최대 현안인 집값 안정, 주거 안정 등 부동산 문제 해결을 맡은 공공기관이다. 그런 LH의 방만함이 도를 넘었다는 국민 공분이 여전한 가운데 차기 사장 선임에 강도 높은 심사가 불가피하다. 한편 가뜩이나 정부가 첫 주택 공급 대책인 ‘250만 가구+α’를 내놓는 시점에 정작 주택 공급 선봉장 역할을 할 LH 수장 자리 공석이 길어지면 주택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기 힘들다. 주요 정책이 산적한 만큼 인사 검증에 만전을 기하되, 부동산·건설 분야에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빠른 시일 내 선임해야 할 시점이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2호 (2022.08.17~2022.08.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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