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진짜 수상해'.. 중간선거 앞두고 美 우려 확대

전웅빈 2022. 8. 1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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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틱톡과 모회사 바이트댄스 직원 수백 명이 중국 관영매체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 의혹까지 제기됐다. 중국으로의 데이터 유출이나 가짜뉴스 확산 등의 문제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앱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 2분기 사용자들의 하루평균 소셜미디어(SNS) 사용시간 조사에서 95분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인스타그램(51분), 페이스북(49분), 트위터(29분), 스냅챗(21분) 등 다른 SNS를 압도한다.

미국 내 사용자의 틱톡 쏠림 현상은 더 크다. 미국 유저들은 하루 평균 82분 틱톡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41분)이나 인스타그램(38분), 스냅챗(26분), 트위터(25분) 이용시간의 2~4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틱톡이 미국에서 인플루언서에 의해 생산되는 정치적 콘텐츠의 목적지로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정계에서는 그러나 데이터 관리 등에 대한 틱톡의 정책 결정이 중국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의구심이 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인터넷 기업들의 알고리즘을 확보했는데, 여기에는 틱톡의 중국판인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텐센트의 위챗 등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온라인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기술 기업들의 알고리즘을 장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상황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틱톡과 모기업 바이트댄스 직원들의 링크트인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최소 300명이 신화 통신이나 CCTV, CGTN,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매체에서 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틱톡의 기능 전략 책임자 중 한 명은 중국 인터넷 정보센터에서 일했는데, 그곳 편집장은 중국 공산당 선전 부국장이었다. 바이트댄스 직원 15명은 프로필 상 지금도 관영 매체에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틱톡, 바이트댄스와 중국의 선전 부서 사이의 중대한 연관성이 드러난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에서 틱톡의 문화적 영향력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버드피즈는 지난 6월 바이트댄스 직원이 미국 틱톡 사용자에 대한 민감한 정보에 반복적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미 상원 정보위 위원장인 민주당 마크 워너 의원과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난달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공동서한을 보내 틱톡의 데이터 관리와 기업 지배구조 등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미국 민주당 소속 라자 크리스나무디 하원의원은 “틱톡이 중국 정부의 백도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틱톡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하원 의회는 지난주 직원들에게 “보안 문제를 이유로 틱톡 사용이나 다운로드를 권장하지 않는다”며 “틱톡은 중국 소유 회사인 사용할 때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영국 의회도 지난달 말 틱톡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가 데이터 보안 위험성 우려로 6일 만에 폐쇄했다. 당시 영국 의원들은 “국가 정보가 중국에 흘러 들어갈 수 있다. 어떤 데이터도 중국 정부에 흘러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나오지 않는 한 틱톡 계정을 운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틱톡을 통한 가짜뉴스 확산 우려도 심각하다. NYT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와 관련해 근거 없는 음모론을 담은 한 동영상이 ‘#StopTheStealll’ 해시태그를 달고 1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월 6일 의회 난입 사건 청문회와 관련한 가짜 뉴스를 인용해 투표를 촉구하는 동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올렸다. 올가을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유권자들이 선거장에 가지 못하도록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라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도 확인됐다.

NYT는 온라인상의 가짜뉴스를 추적하는 연구원들을 인용해 “올가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틱톡이 근거 없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의 주요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틱톡은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플랫폼 특성상 민감한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성도 더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 우려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케일리 페이건 연구원은 “텍스트 콘텐츠가 극히 제한된 매우 짧은 비디오에서는 정치에 대해 민감한 논의를 할 공간이나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에 대한 틱톡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어 정치인들이 마냥 무시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선거 시즌이 되면서 보안 문제 등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의원이 틱톡에 콘텐츠를 게시하려고 손을 뻗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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