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목회자 표심 어디로.. 오리무중 기감 감독선거

박지훈 2022. 8. 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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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당선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15일 기감에 따르면 기감은 다음 달 24일 감독 선거를 통해 임기 2년의 11개 연회 수장을 선출한다.

서울연회 감독 선거에 출마한 B목사는 "젊은 목회자 상당수는 부교역자로, 이들에게 주일을 앞둔 토요일은 가장 바쁜 날"이라며 "투표소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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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크게 늘자 여론 파악 안돼
젊은 부교역자 '土' 사역으로 바빠
투표 힘들 것.. 파급력 미미 전망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 선거가 다음 달 24일 치러진다. 투표일이 주일을 앞둔 토요일인 탓에 부교역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누구도 당선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을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판세가 오리무중인 배경엔 유권자 규모를 크게 확대한 선거제도가 있다. 교단 안팎에선 개정된 선거법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15일 기감에 따르면 기감은 다음 달 24일 감독 선거를 통해 임기 2년의 11개 연회 수장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선거법 개정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여서다. 기감은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던 금권선거 문화를 없애기 위해 유권자 규모를 크게 키웠다. ‘정회원 11년급 이상의 교역자와 지방회별 그와 동수의 평신도 대표’로 돼 있던 선거권 규정을 ‘정회원 1년급 이상 교역자와 그와 동수의 평신도 대표’로 바꿨다. 이에 따라 젊은 목회자들이 대거 투표권을 갖게 됐다. 기감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과거 약 1만명 수준이던 유권자는 1만5000여명 수준으로 늘었다.

남부연회 감독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A목사는 “우리 연회의 경우 과거 약 750명이던 유권자가 이번엔 1500여명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며 “유권자가 늘어난 탓에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졌고 선거운동도 너무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젊은 목회자들이 선거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젊은 표심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도 있지만 파급력이 미미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투표일이 토요일이라는 점 때문이다. 서울연회 감독 선거에 출마한 B목사는 “젊은 목회자 상당수는 부교역자로, 이들에게 주일을 앞둔 토요일은 가장 바쁜 날”이라며 “투표소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보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길다는 거다. 선관위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한 날짜는 지난 3월 28일이다. 사실상 이때부터 선거전이 시작된 셈이다. 서울남연회 선거에 입후보한 C목사는 “선거운동 기간이 6개월이나 되니 많은 교회가 선거판에 깊숙하게 휘말리게 된다”며 “이렇게 선거운동 기간이 길어지면 각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 사이에 생기는 감정의 골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부연회 선거에 출마한 D목사는 “선거전은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게 진행돼야 하는데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긴 탓에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연회 선거에 뛰어든 E목사는 “너무 힘들어서 이런 식의 선거라면 감독 후보 중에 누군가는 쓰러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렇게 말했다. “선거 때문에 목회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교회를 버려야 한다. 선거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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