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충남대에 평화의 소녀상 세웠다.. 국립대 최초

장재완 2022. 8. 1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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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건립추진위와 동문들, 광복절 밤 기습 건립.. 추진 5년 만에 결실

[장재완 기자]

 15일 밤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15일 밤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 지 무려 5년 만이다.

충남대학교 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정온유, 이하 소추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다음 날이자 제77주년 광복절인 15일 밤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 서문 인근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이날 세워진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은 김서경·김운성 작가 부부의 작품으로 바닥에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설명문과 후원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또한 소녀상 옆 의자에는 충남대학교 로고도 새겨져있다. 아울러 '평화비'라는 이름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게 된 이유가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만리타향에서 당신들이 견뎌내야 했던 고통과 한을 위로합니다. 역사를 잊지 않겠노라 약속하며 이 땅에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으며 우리가 목도한 용기와 염원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학문과 지성의 요람에 이 비를 세웁니다."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그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017년 8월 당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결의, '충남대학교 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이하 소추위)'를 결성했다.

이후 재학생과 졸업생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2300만 원의 건립기금을 모았고, 2018년 10월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 김운성 부부와 계약을 완료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부족'과 '조형물설치심의위원회 통과 등 공식 절차 이행 필요' 등을 이유로 소녀상 건립을 반대했고, 소추위와 학교 측의 기나긴 협의가 이어지면서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중 소추위는 학교 측과의 협상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 지난 2021년 10월 30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강행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들과의 면담을 통해 '소송의 가능성' 등을 운운하며 소녀상 건립을 막아섰다.

이후 학교 측이 2022년 개교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구성되는 '충남대학교 개교 70주년 위원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여 공식 절차를 밟아 추진하자고 제안, 소추위가 이를 수용하면서 소녀상 건립은 보류되어 왔다.

그러나 소녀상 건립은 70주년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고, 이미 70주년 행사는 끝나고 말았다. 이에 소추위는 더 이상의 기다림이나 학교 측과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이날 기습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강행한 것이다.
  
 15일 밤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15일 밤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밤 소녀상 건립에는 소추위 소속 학생들과 소녀상 건립 모금운동에 참여했던 충남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원,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함께 참여했다.

대형 크레인을 통해 소녀상이 옮겨지고, 소녀상을 감쌌던 천막이 걷히자 함께 참여했던 학생과 동문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지난 5년 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울컥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온유 소추위 위원장은 "이렇게 소녀상이 세워지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또 어려움도 많았다. 모두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고,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주정봉 충남대민주동문회 회장은 "우리는 여전히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 친일의 역사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그러하기에 오늘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학교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며 "그 동안 많은 어려움과 압력에도 꿋꿋이 버텨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앞으로 이 소녀상을 지키는 일에도 우리 모두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소추위는 오는 16일 오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공식 선언하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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