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딸깍발이] 아담과 이브 이전에 릴리트란 여성이 있었으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문학도였던 저자는 과거 대학 시절 스승의 서재에서 '여자 그 안개의 마성'이란 책을 발견했다.
"주제나 목적에 집착한 책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그냥 '여자이야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성경에는 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고 이후 그의 갈비뼈를 취해 이브를 만들었다고 나온다.
그런데 저자는 유대교 경전을 소개하며 릴리트란 여성을 소환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국문학도였던 저자는 과거 대학 시절 스승의 서재에서 ‘여자 그 안개의 마성’이란 책을 발견했다. “현대문학 연구자이자 비평가로서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저를 여럿 남긴 스승의 에세이집”이었다. 막연하게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 그 책이 나왔다.
제목은 ‘여자 이야기’. “주제나 목적에 집착한 책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그냥 ‘여자이야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로 책에는 여성을 주제로 한 단편들이 나열됐다. 대개 신화나 성경에서 이야기를 끌어낸다.
기독교 사상에 따르면 인류의 탄생은 아담과 이브다. 성경에는 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고 이후 그의 갈비뼈를 취해 이브를 만들었다고 나온다. 여자가 남자를 보필하는 존재라는 근거로 오래도록 여겨졌다. 그런데 저자는 유대교 경전을 소개하며 릴리트란 여성을 소환한다. 이브 이전의 여성, 말하자면 아담의 전처라는 것. 그의 주장에 따르면 둘은 행복하지 않았다. 릴리트는 “나도 당신과 똑같이 흙으로 만들어졌다”며 아담과의 동등한 위치를 주장했고, 아담(남성)이 주도하는 성관계에 반발했다. 결국 릴리트는 ‘본질적 불평등’에 반발해 아담을 떠났다고 한다. 저자는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사 백성호의 말을 빌려 “릴리트의 사고는 굉장히 진보적이고, 진취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사고였다”고 설명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도 자주 소환된다. 저자의 지적은 왜 “성대결의 승자는 대부분 남성 영웅들”에게 돌아가냐는 것. 무공이 뛰어났던 여성 아마조네스 전사 히폴리테가 테세우스에게 납치돼 그의 아내가 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일갈한다. “신화의 세계에서 납치-결혼-출산은 남성의 승리와 지배를 상징하는 전형적인 에피소드다 (중략) 신화 속 성대결의 승자는 왜 남성이어야만 하는가.”
이 외에도 남녀평등에 초점을 맞춰 신화와 경전, 문학을 토대로 통념에 균열을 가한다.
저자는 본 책의 분량(200쪽)만큼 세 번을 더 쓸 것이라고 예고한다.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그 때에 가서는 얼굴을 맞대고’ 보는 듯 선명할 것이라고. 그러면서 “그만 들여다보고 일어나라. 갈 때가 되었다”고 권면한다. 마치 아는 만큼 실천에 옮기라는 것처럼...
여자이야기 | 허진석 지음 | 글누림 | 200쪽 | 1만2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끈한 2차 계엄 부탁해요" 현수막 내건 교회, 내란죄로 고발당해 - 아시아경제
- "좋아해서 욕망 억제 못했다"…10대 성폭행한 교장 발언에 日 공분 - 아시아경제
- "새벽에 전여친 생각나" 이런 사람 많다더니…'카카오톡'이 공개한 검색어 1위 - 아시아경제
- '다이소가 아니다'…급부상한 '화장품 맛집', 3만개 팔린 뷰티템은? - 아시아경제
- "ADHD 약으로 버틴다" 연봉 2.9억 위기의 은행원들…탐욕 판치는 월가 - 아시아경제
- 이젠 어묵 국물도 따로 돈 받네…"1컵 당 100원·포장은 500원" - 아시아경제
- "1인분 손님 1000원 더 내라" 식당 안내문에 갑론을박 - 아시아경제
- 노상원 점집서 "군 배치 계획 메모" 수첩 확보…계엄 당일에도 2차 롯데리아 회동 - 아시아경제
- "배불리 먹고 후식까지 한번에 가능"…다시 전성기 맞은 뷔페·무한리필 - 아시아경제
- "꿈에서 가족들이 한복입고 축하해줘"…2억 당첨자의 사연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