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자금 1200만원 세탁기에.." 훼손된 돈 들고 은행 갔더니
#. 대구에 사는 A씨는 아들 결혼 자금을 세탁기 밑에 보관했다가 물에 젖어 1264만원이 훼손됐다. 은행권이 크게 찢어지지 않아 1264만원을 모두 교환했지만 한푼 두푼 모아놓은 결혼 자금을 날릴 뻔했다.
#. 경기 부천에 사는 B씨는 공장에 불이 나 까맣게 타거나 그을린 지폐 3587장을 한국은행에 가져와 교환을 요청했다. 돈은 상당량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잿더미였다. 다행히 이 중 약 68%에 해당하는 2467장이 한국은행에서 손상화폐로 인정되면서 4957만원을 새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한은은 남아 있는 지폐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교환을 해 주는데, B씨는 불탄 지폐의 재를 털어내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 70% 가량 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 서울에 사는 C씨는 치매를 앓는 가족이 화폐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 훼손된 은행권 620만원을 교환했다.
‘부적절한 보관방법’이나 ‘취급상 부주의’ 등으로 지폐가 망가진 사례들이다.
한국은행은 화재 등으로 지폐가 훼손됐을 때 원래 면적 대비 남아 있는 면적이 4분의3 이상이면 전액 새 돈으로 교환해준다. 남은 게 5분의2 이상~4분의3 미만이면 액면 금액의 절반을 주고, 남은 면적이 5분의2가 채 안 되면 무효로 처리한다.
한은 관계자는 “불에 탄 지폐는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있는 면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불에 탄 상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재를 털어내지 말고 상자에 담아 운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6월 폐기된 손상화폐는 모두 1억9166만장, 액면가로는 1조1566억원어치에 달했다.
가로로 이으면 총 길이가 2만4765㎞로,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30번 왕복한 수준이다.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849m)의 6배에 이르는 높이(5만3459m)다.
은행권(지폐) 폐기량(1억6943만장·1조1541억원) 중 1만원권(9300만장)이 절반(54.9%)으로 가장 많았다. 주화(동전) 폐기량(2223만장·25억원) 중에는 10원화(950만장) 비중이 42.9%로 제일 컸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은행권 환수가 부진하고 비대면 거래가 확대된 영향 등으로 올해 상반기 중 폐기된 손상화폐는 1년 전(2억2310만장)보다 14.1%(3144만장) 줄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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