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는 나치" 트럼프 압수수색에 들끓는 공화당..내분 조짐도

김서원 2022. 8. 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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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의 트럼프 자택 전경.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놓고,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내 일부 극우 강성 의원들이 FBI에 대한 극단적인 비난을 쏟아내자, 반(反) 트럼프 의원들은 자중하자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에 출연한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州) 주지사는 당내 극우 인사들의 강성 발언 자제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8일 FBI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의 트럼프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자,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연방 정부는 독일 나치 정권의 게슈타포(독일 비밀경찰)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에 호건 주지사는 "매우 걱정스러운 발언으로 공화당의 FBI 공격은 터무니없다"며 "양측의 분열과 분노의 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며 강경파 발언에 선을 그었다.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내 온건파이자 반트럼프 세력으로 분류된다. 트럼프에 맞설 차기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어 그는 지난 11일 FBI 신시내티 지부를 습격하려다 경찰에 사살된 무장괴한을 언급하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도처에 위협이 깔려있고, 연방 법 집행관들과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는 건 미국에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호건 주지사를 포함한 공화당 내 다수 의원이 FBI의 압수수색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집권 여당과 연일 충돌 중이지만, 극우 지지층만을 겨냥한 강성 발언엔 선을 긋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아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FBI는 법 집행관으로서 법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판단하는 걸 그만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도 당내 강성 발언에 대해 "지긋지긋하다"며 "FBI의 청렴성을 공격하는 당원 발언이 부끄럽고 역겹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디언은 "공화당 중진 의원들은 트럼프 압수수색과 관련해 침묵을 지켰지만, 일각에선 FBI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난하며 수사 증거 조작 등 근거 없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측은 "압수한 문건은 퇴임 전 기밀 해제한 문건이어서 불법 반출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FBI의 압수수색을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했다. 또 친(親)트럼프 인사인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은 "FBI 압수수색은 완전한 사법권 남용과 과잉 수사"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백악관은 이날도 FBI의 압수수색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미 법무부의 사법 독립성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법 집행은 독립적이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것도 정치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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