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전력수급 고비 넘겼지만..늦더위 변수 남았다

정종훈 입력 2022. 8. 15. 15:49 수정 2022. 8. 15. 16: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광역계통운영센터에서 직원들이 여름철 전력 수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중부 지방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와 주춤해진 더위 속에 올여름 최대 전력 고비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예상한 피크 시점인 이달 둘째 주의 전력 수요가 전국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초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말 내놓은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서 8월 2주차 전력 수요가 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휴가 종료에 따른 기업체 가동 증가와 한여름 더위 등을 감안해 이 시기를 전력 피크로 잡은 것이다. 평년보다 더운 날씨로 인해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해 최대치(91.1GW, 7월 27일)보다 높은 91.7~95.7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력 공급 능력은 지난해(100.7GW)와 비슷한 100.9GW로 설정됐다.

실제로 6월 말~7월 초 후텁지근한 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방 가동 등에 따른 전력 사용이 빠르게 급증했다. 지난달 7일 최대 전력은 92.99GW로 역대 최고 기록을 찍었다. 이날 전력 공급 예비율(공급 예비력을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도 7.2%까지 떨어졌다. 6월과 7월 모두 월평균 최대전력이 지금껏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전력 '보릿고개'가 지속했다. 이창양 장관이 서울 발전소를 점검하고, 박일준 2차관은 부산 고리원전을 방문하는 등 산업부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1일 대구 지역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여름 휴가와 거센 빗줄기 등의 영향으로 8월 전력 수급 상황은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하진 않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든 이달 첫째 주의 일 최대 전력은 70~80GW대를 오갔다. 산업 현장 가동이 다시 늘어나는 둘째 주엔 날씨 영향이 컸다. 지난주 초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늦장마'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곳곳에서 큰 피해를 본 가운데 전력 사용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최대 전력 수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대체로 늘긴 했지만, 전력 예비율이 최저 12.8%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전력 사용량은 8일 기준 89.26GW까지 오른 뒤, 주중 내내 90GW를 넘기지 않았다. 전력거래소가 전망한 8월 2주차 전력수요(88~91GW)와 예비율(9.9~13.3%) 이내였다. 당초 정부 예상과 달리 90GW대를 세 번이나 찍었던 7월 초와 비교해도 전력 수요가 확연히 줄었다.

지난달 서울 중구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이번 주도 광복절 연휴와 함께 추가 비 소식이 예고되면서 전력 수급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까지 곳곳에 빗방울이 떨어지겠고, 19~20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8일까지 정부의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 기간이 이어지는 데다 늦여름 폭염 등의 변수가 남긴 했지만 사실상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기는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산업부 관계자)이라면서도 에너지 수요 감축 등을 강조해왔던 정부로선 한숨 놓게 됐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지난주 비가 오고 비교적 선선해서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 더운 9월 초·중순까지는 봐야 하지만 추석 연휴로 전력 수요 떨어질 거라 일단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본다"라면서 "다만 과거엔 전력 피크가 8월인데 점차 7월로 앞당겨지는 만큼 향후 정부가 변화된 상황을 파악하고 여름철 전력 공급에 잘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