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침수차 1160대.."홍수 위 달린다"는 전기차 몇대

김민상 입력 2022. 8. 15. 15:40 수정 2022. 8. 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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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 주차된 침수 차량. 오른쪽은 제네시스의 전기차 GV60. 김민상 기자

15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 지난 8일 수도권을 덮친 기습 폭우로 침수됐던 차량이 주차장 절반을 채우고 있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보험사 직원들은 천막과 컨테이너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24시간 지키고 있었다.

이날 오후부터 비가 또 예고됐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1일 정오까지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피해 차량 건수는 9189건에 달한다. 추정손해액은 지난 20년간 역대 최고치인 1273억7000만원이다.


운전석 내부까지 완전 침수된 전기차

이날 주차장에 모인 차량을 세어보니 모두 1160대였다. 지게차가 모여 인근 폐차장으로 옮길 차량을 컨테이너에 담고 있었다. DB손해보험에 접수된 차량의 경우 412대 중 184대가 폐차장 등 이미 외부로 반출됐다. 노란색 페라리와 같은 고급 수입차도 눈에 띄었다. 차량 유리판에는 자동차 키‧등록증 유무와 디스플레이나 오디오 기능이 모인 인포테인먼트 작동 여부가 화이트 펜으로 적혔다.

하늘색 번호판이 달린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18대와 3대였다. 이날 주차장에 모인 전체 차량 대비 1.8%로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가 집계한 전기‧수소차 등록 비율인 1.3%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서울 시내 누적 등록 자동차 317만대 중 4만대가 전기‧수소차다.

15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차량 내부까지 침수된 테슬라 차량이 확인된다. 김민상 기자

침수된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3와 현대차 코나, 제네시스 GV60와 아우디 e-트론 등이 주로 보였다. 흙탕물이 운전석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차량은 내부까지 완전히 침수됐다. 전문가들은 물이 바퀴 절반 높이까지 차오를 경우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경우 모두 폐차시켜야 할 정도로 피해는 비슷하다고 전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 “IP67 이상 방수 능력”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은 공기를 흡입해 압축한 뒤 분사하는 구조라 국산 승용차는 80㎝, 수입차는 50㎝ 높이에 흡입구가 달린 경우가 있다”며 “흡입구까지 물이 차면 내연기관 자동차는 운행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홍수가 났을 때 물이 무릎까지 찬 터널이나 도로에서 전기차만 운행이 가능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7월 중국 정저우(鄭州)에 홍수가 나 지하철이 끊기고 12명이 사망했는데, 당시 테슬라의 모델3가 물이 찬 도로를 운행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남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모델S는 잠깐 동안 배처럼 운행할 수 있다”는 글을 2016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이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와 배터리가 방수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에 모터와 배터리를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에 문의해 보니 모터는 국제보호규격(IP)65, 배터리는 IP67 이상을 기준으로 제작된다. IP67은 수심 1m에서 30분을 버틸 수 있는 방수 능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포장된 배터리 제품은 국내 자동차 안전 기준의 염수 침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며 “염수의 경우 지난 8일 폭우 침수 상황에 비교해도 더욱 가혹한 조건”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7월 중국 정저우에서 홍수가 나자 테슬라 차량이 일반 차량 3대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 유튜브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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