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등에 아이 태웠다..구경꾼 탓에 죽임당한 멸종위기종
수많은 구경꾼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누렸던 바다코끼리가 결국 안락사 됐다고 AP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어업국은 사람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평가를 근거로 바다코끼리 ‘프레야’를 이달 14일 오전 안락사시켰다고 밝혔다.
어업국은 “지난주 현장 감시를 통해 대중이 바다코끼리와 분명한 거리를 두라는 권고를 무시해왔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며 “이에 따라 당국은 바다코끼리가 사람에게 잠재적으로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고, 동물복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600㎏ 무게의 암껏 바다코끼리 프레야는 지난달 17일 노르웨이 오슬로 해안에 모습을 드러낸 후 정박한 보트에 올라타거나 해안에서 햇볕을 쬐며 휴식하는 모습으로 큰 화제를 모은 북극 동물이다.
비어있는 보트에 올라타거나 항만 근처에서 휴식하는 프레야의 모습이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샀다. 북극에 사는 멸종위기종이 도시 해안에 자리를 잡자 이를 보려는 인파가 줄을 이은 것이다.
프레야가 인기를 끌자 시민들이 프레야와의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프레야에게 가까이 다가가거나 심지어는 아이들을 프레야 위에 태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에 당국은 구경꾼은 프레야와 반드시 거리를 두고 근처에서 수영이나 카약도 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바다코끼리는 평소에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지만, 활동이나 휴식이 방해를 받으면 위협을 느끼고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야는 그간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보트를 파손하고 오리와 백조를 공격하기도 했다.
어업국이 안락사 외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프랑크 바케-옌슨 국장은 프레야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도 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이 대중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나는 이것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동물복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안전이 그보다 우선”이라고 말했다.
바다코끼리는 밀렵과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 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취약’으로 등재된 멸종위기종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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