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도 응원봉 환호..티빙 10명중 9명이 임영웅에 몰렸다

김정연 2022. 8. 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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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KSPO돔(구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은 '피켓팅'에 실패한 팬들을 위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사진 물고기뮤직


“10대~ 어디 계신가요? 20대는요? (…) 80대~ 아유 어머니 감사합니다. 혹시 90대 계신가요?”

지난 14일 서울 잠실 KSPO돔 무대에 선 가수 임영웅(31)은 10대부터 90대까지 연령대별로 관객들을 찾았다.

10대, 20대, 30대에서 약하게 이어지던 환호는 40대부터 압도적으로 커졌다. 70대, 80대로 갈수록 소리는 줄어들었지만 곳곳에서 손을 흔드는 70, 80대 관객을 카메라가 비추기도 했다. 마지막 90대까지 부른 뒤 임영웅은 “100살~ 혹시 안 계시나요? 다른 날 공연에서는 최고 102세까지 봤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객석에서 손을 든 가장 어린 관객은 8세였다.

이날 공연은 지난 5월부터 이어진 전국투어 단독공연 '아임 히어로'의 마지막 회차였다. 임영웅은 2020년 1월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으로 신세대 트로트 대표주자가 됐지만, 코로나19로 2년 만에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다. 트로트 가수 중 최초로 1만석 규모 잠실 KSPO돔 공연을 연 임영웅은 이날 공연 말미에서 연말 고척돔 공연을 예고했다.

오후 5시 시작한 공연은 오후 8시까지 이어졌다. 임영웅은 '사랑해 진짜' '인생찬가' 등 본인 히트곡과 '오래된 노래'(스탠딩에그) '사랑은 늘 도망가'(이문세) 등 커버곡을 포함해 24곡을 불렀다. 자신의 '부캐'(다른 캐릭터)인 대학생 임영광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상을 공연 중간 내보내고 사극 스타일로 연출한 별도의 영상도 공개했다. 여느 아이돌 콘서트와 똑같이 공식 응원봉을 이용해 객석 조명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실시간 중계 96.5%… '피케팅' 실패한 팬들 몰렸다


14일 티빙으로 생중계 된 임영웅 콘서트는 실시간 시청 점유율 약 96%를 기록했다. 해당 시간대 티빙 접속자 중 대부분이 임영웅 콘서트를 본 셈이다. 티빙 캡쳐

이날 공연은 첫 온라인 동시 생중계 공연이었다. 임영웅은 공연 중간중간 "TV로 보고 계시는 팬 여러분"이라며 온라인 관객을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기간에 BTS 등 아이돌이 팬 전용 앱 위버스 등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한 경우는 많지만, OTT 이용자가 볼 수 있게 콘서트를 오픈한 생중계는 없었다. 지난해 12월 쿠팡플레이가 영국에서 진행한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생중계한 적은 있다. 하지만 국내 대면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동시 생중계한 기획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이 생중계된 티빙에서 임영웅 콘서트는 실시간 시청점유율 약 96%를 기록했고, 가입 후 첫 시청 콘텐트로 집계하는 ‘유료 가입 기여도’도 역대 스포츠 중계 등을 포함한 생중계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장년층 유입↑… 티빙 '임영웅 효과'에 활짝


티빙은 오후 5시에 예정된 임영웅 콘서트 1시간 30분 전부터 특별 프로그램을 열고 콘서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푸는 한편 연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연 준비 시간'을 뒀다. 임영웅 팬층 중 다수를 차지하는 장년층에서 OTT 사용법이 익숙치 않은 경우가 많을 가능성을 고려해 오류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티빙 캡쳐

티빙은 이번 콘서트로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6월 24일 ‘임영웅 콘서트 티빙 생중계’가 공개된 이후부터 중장년층의 티빙 가입이 급증해, 기존 티빙이 취약했던 연령대의 시청 층을 보완했다. 티빙 관계자는 “임영웅 콘서트를 계기로 자녀로부터 티빙 사용법을 배웠다는 반응이 많고, 예고편 영상만으로도 유입된 사용자가 꽤 많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본 공연 시작 전 오후 3시 30분부터 MC 두 명이 스페셜 방송을 진행했다. 임영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티빙 사용법을 익히거나 스마트TV 연결 확인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티빙 관계자는 “일반 공연 전 ‘바람잡이’처럼 랜선으로도 분위기를 느끼게 한 장치이고, 공연 시작 전 접속 오류 등을 미리 체크할 수 있게 했다”며 “스페셜 방송부터 공연 내내 올라온 티빙톡(실시간 방송을 보며 하는 채팅)이 총 14만 건으로 역대 최다 수준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접속 오류도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티빙 측은 “평소 OTT에 익숙하지 않아 티빙을 모르던 장년층 이상이 임영웅 공연을 계기로 플랫폼에 익숙해진 효과가 큰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다른 공연 중계도 추진할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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