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월드컵은 열리지 않았다"..심기일전한 '이강인 v2.0'

송지훈 2022. 8. 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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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한국인 미드필더 이강인. EPA=연합뉴스


이강인(21·마요르카)이 ‘버전 2.0’으로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새 시즌에 나선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 받기 위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월드컵 본선 무대에 막바지 합류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결과다.

이강인의 소속팀 마요르카는 16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간) 아틀레틱 빌바오와 원정경기로 2022~23시즌을 시작한다. 이강인은 새 시즌을 앞두고 마요르카가 치른 프리매치에 꾸준히 출장하며 ‘주전 미드필더’로 눈도장을 받았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마르카는 15일 새 시즌을 앞둔 이강인의 각오를 전했다. 이강인은 “시즌 준비가 매우 잘 됐고, 컨디션도 좋다. 전술적으로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상대 선수를 견제하는 이강인. AFP=연합뉴스


이강인과 소속팀 마요르카에게 지난 시즌은 굴곡의 시간이었다. 성적 부진으로 시즌 도중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꿨고, 막바지까지 2부리그 강등을 걱정했다. 선수비 후역습을 추구하는 아기레 감독의 전술 성향 탓에 이강인은 줄곧 선발과 교체를 오갔다. 충분한 플레잉타임이 보장되지 않다보니 34경기에 출장했지만 1골 3도움에 그쳤다.

일본인 공격수 구보 다케후사와 역할이 겹친 탓도 있었다. 이강인은 “둘이 함께 뛰면 좋지만, 장점과 단점이 함께 나타났다. 전방에서 공격적으로 파괴력을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수비진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생겼다”면서 “축구에선 공격 못지않게 수비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그 부분에 대해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다행히 구보가 올 여름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며 포지션 중복에 따른 고민이 사라졌다.

새 시즌에도 이강인이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프리시즌 평가전에 모두 출전하며 우려를 상당부분 씻어낸 상황이다. 아기레 감독은 빌바오와 개막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이강인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며 다양한 요구를 전달했다”면서 “지난 시즌 다소 부족한 점들이 보였지만, 이번 시즌엔 매우 좋다.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갖춘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라요 바예카노전에서 상대 수비수 사이로 패스를 시도하는 이강인. AFP=연합뉴스


패싱력과 볼 키핑, 날카로운 프리킥 등 다양한 재능을 갖춘 이강인은 상대적으로 약점도 또렷한 선수다. 수비 가담 능력이 부족하고 발이 느리다. 친정팀 발렌시아(스페인)를 통해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엔 대체로 장점 못지않게 단점이 부각돼 좀처럼 중용 되지 못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이강인은 절치부심했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장점을 강화하는 쪽으로 진화의 방향을 정했다. 정교한 패스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패스 템포를 한층 끌어올려 ‘공격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쪽을 선택했다.

업그레이드 결과에 대해 선수 자신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한동안 멀어져 있던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강인은 “아직 월드컵이 열리지 않았고, 나에겐 시간이 남아 있다”고 언급한 뒤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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