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광복절에 되새기는 분단 교훈

입력 2022. 8. 1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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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민족이 환희로 맞이한 광복절에 분단 저지 실패를 반성한다.

역사가들이 고증했듯이 직접적으로 분단을 야기한 것은 1945년 7월 포츠담회담과 8월 11일 사이 대일 종전 과정에서 미국 전쟁부와 국무부가 전후 동북아 질서를 기획하면서 한반도의 일본군 무장해제 임무를 분할 수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38선 분할을 소련에 제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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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온 민족이 환희로 맞이한 광복절에 분단 저지 실패를 반성한다. 해방이 바로 민족을 갈라놓고 대립하게 만든 통한의 분단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교훈을 되새겨 이제라도 국가안보를 확고히 하고 분단 비용을 최소화하며 평화를 제도화하면서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우리의 수많은 선열이 조국 독립을 위해 숭고하게 헌신했지만, 분단을 막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대일 전쟁 승리와 이에 편승한 소련의 남진에 있다. 역사가들이 고증했듯이 직접적으로 분단을 야기한 것은 1945년 7월 포츠담회담과 8월 11일 사이 대일 종전 과정에서 미국 전쟁부와 국무부가 전후 동북아 질서를 기획하면서 한반도의 일본군 무장해제 임무를 분할 수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38선 분할을 소련에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미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한반도를 신탁통치 대상으로 보아온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유럽 종전 후 3개월 내 일본과의 개전을 간청하자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남사할린 회복과 쿠릴열도 할양, 뤼순항 조차 등의 대가로 동의했다. 같은 해 5월 8일 유럽전이 끝나고 미국은 8월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승기를 굳혔지만, 8월 9일 대일전을 개시한 소련군이 경흥, 웅기, 나진으로부터 남진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미군이 멀리 일본 오키나와에 있어 9월 8일에야 인천에 도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련군의 한반도 남하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38선 분할 점령을 제안했고, 8월 15일 스탈린이 예상외로 동의해 분단이 이뤄진 것이다.

미국이 더 일찍 핵실험에 성공했거나 일본이 8월 10일이 아니라 6일에 미국에 항복 의사를 전했다면 소련군으로선 참전 기회를 놓쳐 분단도 되지 않았을 수 있다. 만약 일본이 8월 9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후 항복이 아니라 항전을 결정했다면 한반도 전체가 소련에 점령당하고 일본은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단됐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전쟁 진행 상황을 볼 때 분단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고 오히려 38선을 기준으로 소련에 분할 점령을 제안해 한국만이라도 민주체제를 갖게 해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한국의 국가안보는 우리가 힘을 키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믿고 의지하는 좋은 나라일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결정적 순간에 우리의 사활적 국익마저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8월 29일은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일이다. 고종황제가 러일전쟁 직후 일본이 우리 외교권을 박탈하려는 상황에서 조미수호조약에 의거해 미국에 우호적 거중조정을 부탁했지만, 미국은 오히려 일본 편에 서서 포츠머스 강화조약을 주선하고 필리핀 취득을 위해 을사보호늑약을 후원한 것을 상기시킨다. 강대국들과 우호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자강 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재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 등 주변 강대국이 그들 간 거래나 외교 정책에서 한국을 중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의 존재와 한국과의 협력, 우리의 국가 목표인 평화통일이 그들에게도 이익이 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안보 능력과 경제기술력 증진에 주력하면서 미국에 확장억지력의 즉응적·실질적 보장을 포함해 한국의 국가안보를 보다 확실히지키는 것을 돕고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산업 진흥에 상호 협력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중국에는 상호 존중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북한 도발을 억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 협력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호혜적인 상생 공영의 길임을 설득해야 한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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