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중간요금제 수익성 악화된다더니..통신사 속으론 웃는다?
통신 3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 경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23일 5G 요금제 1종을 신규 출시한다. 기존에 없던 데이터 30GB짜리 5G 요금제를 신설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5일 5G 중간요금제 1종(온라인 가입자 전용 1종 별도)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이르면 이번 주 5G 중간요금제 출시 계획을 내놓는다.
KT가 출시할 중간요금제는 월 6만1000원에 데이터를 30GB 제공하는 ‘5G 슬림플러스’다. 다음 달부터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5G 다이렉트 44’는 월 4만4000원으로 1만7000원 더 저렴하다.

앞서 SK텔레콤도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베이직’ 요금제와 역시 온라인 가입 전용 상품인 ‘5G언택트 42’(24GB·월 4만2000원)를 내놨다.
중간요금제 도입은 통신 3사의 기존 5G 요금제가 다양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요금제가 데이터 제공량 10~12GB(5만5000원) 이하, 또는 110~150GB(6만9000원·7만5000원) 이상으로만 구성돼 상당수 5G 이용자들이 불가피하게 고가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5G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월 26.8GB로 파악됐다.

이에 윤석열 정부도 5G 중간요금제를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내세웠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8월 중 중간요금제 출시’를 강력히 권고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팔 비틀기’로 면피성 중간요금제가 탄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데이터 제공용량 12~110GB 사이에 달랑 1종의 요금제가 추가된 것만 봐도 그렇다.
그간 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서다. 고용량·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중간요금제로 갈아탈 경우 현재 3만원 안팎을 오가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과기정통부 장관과의 간담회 이후 구현모 KT 대표는 중간요금제 신설 관련해 “통신사의 수익성이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재무적으로 큰 압박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간요금제가 통신사 실적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지적도 제기된다. 중저가 요금제 라인업이 보강돼 저가요금제를 쓰던 고객이 더 비싼 중간요금제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4G LTE 서비스 이용자가 5G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 품질 논란 속에서도 5G 가입자는 각 통신사 무선전화 가입자의 절반 수준(47~54%)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이승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일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일반 가입자의 요금제 선택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5G 전환 가속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면피성일지언정 신규 요금제 출시로 통신 3사의 경쟁을 활성화된다면 소비자로선 나쁠 게 없다. 아직 출시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KT와 차별화할 수 있는 중간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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