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방문 12일만에 美의회 또 대만행.."확고한 의지 표명"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미국 의회 대표단이 14일 대만에 도착했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등 대만 고위 지도부를 만난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지 12일 만이다.
AP·로이터 통신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주대만미국협회(AIT)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상하원 의원 5명으로 구성된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대표단은 민주당 소속의 에드 마키 미국 상원 동아태소위원장, 존 가라멘디, 앨런 로언솔, 돈 바이어 의원과 공화당 콜먼 라데와겐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미 의회 대표단을 태운 군 수송기는 이날 오후 7시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에드 마키 위원장만 별도로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에 도착했다.
AIT는 미국과 수교가 이뤄지지 않은 대만에서 사실상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AIT는 “의회 대표단은 현지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과 대만 관계, 지역 안보, 무역·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상호 관심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 연합보는 “이들이 차이잉원 총통,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 등을 만나고 대만 입법원 등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AIT는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대만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에드 마키 위원장은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45분간 접견했다.
하지만 이들의 방문은 곧바로 중국을 자극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이뤄지는 방문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3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반발해 4일부터 10일까지 전투기와 군함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고, 미사일을 비롯한 대규모 실탄 사격을 하는 등 대만을 포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했다. 훈련은 멈췄지만, 중국군의 대만 주변에서의 활동은 여전하다. 대만 국방부는 14일 대만해협 주변에서 중국 항공기 22대와 해군 함정 6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미 의회 대표단의 이번 방문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만과의 교류를 멈추지 않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AP는 “중국 정부는 대만이 미 고위 의회 지도자와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펠로시 의장이 중국을 화나게 한 지 12일 만에 더 많은 미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다”고 평가했다. 대만 총통부는 “중국이 군사훈련으로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문은 대만에 대한 미 의회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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