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의 끝판왕'.. SUV 넉넉함·세단의 승차감 다 갖췄네

이용상 2022. 8. 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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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왜건 V90CC 시승기
SKT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AI 비서 누구·플로·티맵 등 탑재
실내 넓고 트렁크 적재공간도 넉넉
볼보의 왜건 V90 크로스컨트리의 앞 모습.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의 망치 손잡이 부분이 중앙 그릴 근처까지 이어진다.


지난달 8일 볼보의 왜건 V90 크로스컨트리를 운전하는데 뒷좌석에 있던 동승자가 ‘드르렁’ 코를 골았다. 지금까지 몰았던 거의 모든 시승차에 함께한 동승자였는데 그가 잠에 든 건 처음이었다. 그 모습이 꽤나 편안해 보였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후두둑’ 빗줄기가 차량 지붕을 때리는 소리에 그가 잠에서 깼다. 버튼을 눌러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를 열었다. 거의 끝까지 열려서 하늘을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동승자는 누운 자세 그대로 별을 봤다. “아리아, 비올 때 듣기 좋은 노래 틀어줘.” 볼보는 SK텔레콤과 3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비서 누구(NUGU), 음악스트리밍서비스 플로(FLO), 티맵 등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막대한 돈을 쏟은 만큼 신차에는 거의 다 이 기능을 탑재한다. 영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 스피커에서 가수 폴킴의 노래 ‘비’가 흘러나왔다. 평소 음질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데, 이 스피커는 확실히 달랐다. 밤에 한적한 곳에 세워두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별을 보다 잠들어도 좋겠다 싶었다.

외관은 기존 볼보의 전형적인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의 망치 손잡이 부분이 중앙 그릴 근처까지 이어진다. 차량 뒷문(테일게이트) 유리창이 유난히 컸다. 머플러는 범퍼 안쪽으로 숨겨 친환경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뒷 범퍼에는 크롬을 추가해 세련미를 더했다. 전반적으로 튀는 부분이 없다. 개성이 뚜렷하진 않지만 그래서 질리지 않는 중후한 멋이 있다.

멈춘 상태에서 앞차가 출발하자 계기판에 '주행 준비 완료?'라는 메시지가 뜬 모습이다.


실내 공간도 꽤 넓다. 갈색 나파 가죽시트와 천연 나무 소재가 어우러져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줬다. 헤드레스트는 일체형으로 구성돼 시트에서 분리되지 않았다. 사고 발생 시 목 보호를 위한 최적의 각도로 고정한 뒤, 운전자가 임의로 조절할 수 없게 했다. 역시 안전의 볼보다. 초미세먼지(PM 2.5)까지 관리하는 공기 청정기능과 미세먼지 필터도 갖췄다. 적재 공간은 넉넉하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60ℓ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1526ℓ로 넓어진다.

“아리아, ‘엉뜨’(엉덩이 뜨겁게) 부탁해.” 못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시트 엉덩이 부분이 따뜻해졌다. 마사지 기능도 작동시켰다. 시원했다. 목적지의 날씨도 알려줬다.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동하면 말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가능했다. 평소 수입차를 시승할 때 스마트폰으로 카카오맵을 켜고 같이 본다. 수입차 내비게이션은 한국 지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V90 크로스컨트리는 티맵을 탑재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날 시승은 서울에서 충남 당진까지 왕복 약 220㎞ 구간을 주행했다.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자 차량이 매우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진동이 거의 없었다. 곡선 주로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이었다. 멈춘 상태에서 앞차가 출발하면 계기판에 ‘주행 준비 완료?’라는 글자가 뜬다. 혼잣말로 “오케이(OK)”라고 말하고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오르막길에서도 힘들어 하지 않았고 과속방지턱을 시속 60㎞ 속도로 건너도 크게 덜컹거리지 않았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외부 소음을 잘 차단해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5.7㎏·m의 성능을 낸다. 공식 복합연비는 ℓ당 10.6㎞다.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13㎞까지 나왔다.

V90 크로스컨트리의 전장은 4960㎜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4980㎜)와 차이가 거의 없다. 전고는 1510㎜로 팰리세이드(1750㎜)보다 240㎜나 낮다. 대형 SUV의 지붕을 낮춰 세단 형태로 만든 셈이다. SUV의 넉넉한 공간과 세단의 승차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집에서 나와 ‘차박’(차에서 숙박)을 하고 싶다면 V90 크로스컨트리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가격은 B5 AWD 6950만원, B5 AWD 프로 7570만원, B6 AWD 프로 7970만원이다.

글·사진=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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