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폭락한 성장주 7월 이후 반등세..BBIG 시총 56조원 늘어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및 금리인상 여파에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들이 최근 반등하며 '베어마켓 랠리'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4개 업종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6월 말 2000.75에서 지난 12일 2291.00으로 14.51% 상승했다.

지수 상승률은 이 기간 반등 흐름을 보인 코스피(8.37%)와 코스닥(11.56%)을 모두 웃돌았다.

현재 지수 구성 종목은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2차전지) ▲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바이오) ▲ NAVER·카카오·아프리카TV(인터넷) ▲ 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이다.

12개 종목 합산 시가총액도 6월 말 325조9489억원에서 8월 12일 381조8345억원으로 7월 초 이후 6주간 56조원 가까이 늘었다.

업종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 KRX 2차전지 K-뉴딜지수(16.70%) ▲ KRX 바이오 K-뉴딜지수(16.19%) ▲ KRX 인터넷 K-뉴딜지수'(12.13%) ▲ KRX 게임 K-뉴딜지수(11.58%) 역시 같은 기간 10% 이상 올랐다.

종목별 주가 추이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27.22% 상승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25.87%), 크래프톤(20.32%), 카카오(19.74%), 셀트리온(19.05%) 등도 상승 폭이 컸다.

앞서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 하락장에 성장주도 급락했다.

상반기에 KRX BBIG K-뉴딜지수는 36.36% 떨어졌다. 업종 지수의 경우 인터넷(-50.27%)과 게임(-48.57%)은 반토막 났고 2차전지(-22.42%)와 바이오(-24.47%)도 20% 넘게 내렸다.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주목받는 BBIG 업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장세에 수혜주로 부상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고물가 압력과 각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에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가 오르자 성장주 랠리도 멈췄다.

현재보다 미래를 주목하는 주식인 성장주는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물가 고점 통과 기대에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성장주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주도한 유가의 약세 전환이 성장주에 호재다. 유가가 내리면 물가가 안정되고 이는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 3월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었던 유가는 최근 90달러 안팎으로 내렸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는 시중 금리 안정화 환경에서 나은 수익률을 보인다"며 "과거에도 공급자 측 유가 하락 요인이 작용할 때 성장주와 IT(정보·기술)가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성장주들이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아직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의 12일 종가는 8만2500원으로 작년 6월 24일 장중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 17만3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2월 8일 장중 한 때 104만8000원까지 오르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으나 12일 종가는 38만5000원으로 고점보다 63.26% 낮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