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더 강해진 흥국.. 김연경&권순찬 매직 '맛보기'

권중혁 2022. 8. 1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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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더 빠르고 더 강해진 흥국생명을 볼 수 있을까.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이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의 가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권순찬 감독 부임 후 팀 색깔도 변모 중이다.

흥국생명은 13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개막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대 1(25-16, 25-23, 24-26, 28-26)로 꺾고 A조 조별예선 첫 승을 거뒀다. 김연경이 국내 복귀 후 첫 공식경기에서 블로킹 2개와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18점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김다은은 경기 최다 득점인 22점, 김미연이 16점을 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여자부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거둔 승리여서 더욱 값지다. 흥국생명은 전날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발생하며 기존 부상자를 포함하면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8명밖에 없었다. 권 감독은 “코로나19 확진된 선수들이 많은 탓에 (선수가 없어) 교체 없이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이전 시즌보다 강한 서브와 빨라진 스피드가 돋보였다.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의 강한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애를 먹었다. 김연경은 “감독님이 공격적인 배구를 원하신다”며 “서브를 점프 서브로 대부분 바꿔서 강하게 한다. 미스도 많았지만 강한 서브를 시도해서 서브 득점도 많았고 상대가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피드는 적장도 인정할 정도였다. 김호철 IBK기업은행은 “흥국의 플레이가 무지하게 빨라졌다”며 “우리 미들블로커들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서 흔들렸고, 수비도 함께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승도 노려볼 만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예전에는 공을 보고 (공격) 들어갔다면 이제는 세터 토스 전에 스텝을 밟는다. 2~3박자 타이밍 빠른 배구를 감독님이 원하고 있다. 시즌 때는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복귀한다면 2022-2023 V리그 정규시즌에서는 더 빠르고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세터로 뛴 박혜진은 대표팀 소집 등으로 함께 손발을 맞춘 지 1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권 감독은 “세터 박은서, 김다솔은 더 빠를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진으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연경도 코로나19 대거 확진에 아쉬워하며 “선수단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서 개막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다은은 이날 맹활약하며 수훈선수에 뽑혔다. 권 감독은 “김다은 선수가 (비시즌 기간에) 부상없이 한 번도 훈련을 안 빠졌다”며 “부임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을 했다. 리시브 부담이 많았는데 자신감을 갖고 하는 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도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연경 효과는 확실했다. 공격도 경기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수비에 특히 안정감을 더했다. 권 감독은 “김연경이 야간에도 스스로 나와서 리시브 훈련하고 디펜스를 했다”며 “디펜스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게 훈련 때 보였다”고 전했다.

팀 내 선배그룹이자 최고스타인 김연경이 자진해서 야간훈련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도 함께 훈련하는 시너지 효과가 났다. 권 감독은 “선배, 후배가 같이 야간에 훈련을 하더라”라고 전했다. 김연경 특유의 역동적인 세리머니와 동료들을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팀 사기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코트 위 그는 존재만으로 아군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면서, 상대팀에겐 위협적 존재다. ‘김연경이 코트에서 어떤 영향을 줬냐’는 질문에 세터 박혜진이 대답하기 전 김연경이 “요즘 마스크가 좋아서 (말하는 게) 잘 안 보인다. ‘야야 똑바로 안해?’ 이렇게 했다. 욕밖에 안 하지 않았어?”라며 웃음을 유발하자, 박혜진은 “마스크 때문에 안 보였는데 좀 그랬다”고 농담을 재치있게 받으며 “언니가 자신 있게 쏘라고 하고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작전타임 당시 팀 선수들에게 김연경 앞에서 주눅들지 말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그는 “김연경이 있든 용병이 있든 평상시에 하던 걸 못하고 멈칫하는 게 배짱이 없는 모습이었다”며 “같은 선수끼리 배구를 하는 건데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17일 GS칼텍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순천=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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