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는 34일..유독 단명한 교육장관, 5일 장관도 있었다
박순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만5세 입학 학제 개편’ 논란 속에 지난 8일 사퇴하며 역대 교육부 장관 중 5번째로 '단명'한 장관으로 남게 됐다. 교육부는 1948년 취임한 안호상 초대 장관부터 60번째 장관인 박순애 전 부총리까지 수장의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3개월에 불과하다. 대학 입시와 학제 등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정책 실패와 여론 악화에 따른 교체가 잦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평균 재임 15개월…'5일 장관'도
교육부의 전신인 문교부 초대 장관부터 박순애 부총리까지 교육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15개월이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이후 20년간 15명의 교육부 장관이 배출됐는데, 이는 외교부(9명), 통일부(13명), 기재부(13명), 문체부(14명) 등 다른 부처에 비해 많은 숫자다. 교육부 장관이 유독 교체가 잦았다는 뜻이다.
역대 교육장관 임기는 이기준(5일), 윤택중(16일), 김병준(18일), 송자(24일), 박순애(34일) 순으로 짧다. 참여정부의 이기준 전 교육부 장관은 서울대 총장 시절 판공비를 과다 지출해 도덕성 시비가 걸린데 이어 장남의 이중국적, 병역 문제가 불거져 2005년 임명 5일 만에 사퇴했다. 2006년에는 김병준 장관이 논문 표절 의혹으로 18일만에 옷을 벗었다. 2000년 김대중 정부의 송자 장관은 취임 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편법으로 주식을 취득했다는 의혹으로 24일만에 사퇴했다.
박순애 전 부총리처럼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거나 교체된 장관으로는 김상곤(문재인 정부·대입개편), 안병영(노무현 정부·수능등급제) 장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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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슈 폭발력 커…장관 사퇴로 여론 수습
타 부처보다 교육부 정책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기 때문에 정책 실패 책임 등에 따른 장관 교체가 잦다고 교육계는 분석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열이 높은 만큼 아동청소년의 교육 정책, 특히 대입 정책과 관련해 현안이 터지면 장관 사퇴 카드로 여론을 수습하는 관행이 있었다"며 "국가교육위원회가 정상 출범해 중·장기 과제 결정권이 넘어가면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 출신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역대 교육부 장관 중 66%가 교수 출신이다. 교육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교수 출신 장관도 적지 않았다. 행정학 전문가이자 서울대 교수였던 박순애 전 부총리 외에도 이명박 정부의 김도연(재료공학), 이주호(경제학), 안병만(행정학) 전 장관과 박근혜 정부의 이준식(기계공학) 전 장관 등 교육 비전공자가 다수 장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처럼 장관과 차관에 이은 차관보까지 '교육부 탑3'가 모두 교육 비전공자인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행정학자인 박 전 부총리에 이어 국무조정실 출신의 장상윤 차관, 기재부 출신의 나주범 차관보까지 모두 교육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 대통령실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안상훈 사회수석도 복지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는 정치인 출신의 유은혜 전 부총리를 교육 수장 자리에 앉혔지만 차관 자리는 늘 요직을 거친 교육 관료의 차지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정치인인 황우여 전 장관과 교대 교수 출신으로 대전교육감을 지낸 김신호 전 차관이 호흡을 맞추도록 해 '정치력'과 '전문성'의 밸런스를 맞췄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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