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실명 저격한 이준석 "국가 경영할 능력 없어"

송태화 2022. 8. 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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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은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
"윤핵관, 수도권 열세 지역에 출마하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의원들을 직접 거명하며 “정당을,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희생양을 찾아서 또 나설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0분간 이어진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임박하면 임박할수록 그 희생양의 범주를 넓혀서 본인들이 떠받들었던 사람까지 희생양으로 삼을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희생양에 윤 대통령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직접적 답변은 피했지만 “‘삼성가노’(三姓家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삼성가노는 ‘세 개의 성을 가진 종놈’이란 뜻으로 삼국지에서 장비가 자신의 친아버지 외에 정원, 동탁 두 명의 양아버지를 섬긴 여포를 비난하며 사용한 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이 같은 표현이 2017년 대선에서 반기문, 유승민, 홍준표 등 대권주자 3명을 연이어 지지했던 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장 의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앵무새 같이 읊는 윤핵관 여러분이 조금 더 정치적인 승부수를 걸기를 기대한다”며 장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 이철규 의원의 이름을 차례로 나열했다.

또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의원 등 윤핵관 호소인들은 윤석열정부가 총선승리를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윤핵관으로 분류됐던 여당 의원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책임론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절대 오세훈과 맞붙은 정세균, 황교안과 맞붙은 이낙연을 넘어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의 차이는 누가 더 실질적인 행동을 했느냐의 문제”라며 “다들 가고 싶어하는 방향은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윤핵관의 이름을 새롭게 공개한 건 아니다. 언론에서 이미 윤핵관이라고 불리거나 윤핵관이라고 불리고 싶은 사람들, 최근 자기가 윤핵관이 돼 너무 기분이 좋다고 발언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윤핵관 실명이) 오피셜하게 나왔다뿐이지, 이미 국민들은 윤핵관이 누군지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이 대표는 윤핵관이 자신을 몰아내려고 한 이유를 묻는 말에 국민의힘 기초자격평가(PPAT)를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핵관 사이에서 PPAT가 공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자신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를 하면서 제가 조직적인 저항에 몇 번 부딪힌 적이 있다. 가장 큰 저항은 아마 PPAT였을 것”이라며 “실제로 제가 지방선거 때 공천 과정에서 경선 위주로 어떤 다른 어떤 여론조사를 받지 않고 공천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 공천제도가 PPAT와 경선주의와 결합된 형태로 가면은 우려가 생기는 분들이 생기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지금 와서 이런 것을 얘기하긴 그렇지만 PPAT 시험을 보고 난 뒤 윤핵관 호소인중 일부가 지방당에서 비례대표 점수 미달자 공천을 시도하려다가 저와 크게 다툰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제로 그 공천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들이 자신을 위해 오랫동안 가방을 들고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줘야 하는데 그것을 막아 세운 것이다.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그들에겐 부도 위기가 아니였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당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는 “양비론은 안 된다. 이번 사태는 윤핵관이 일으켰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최소한의 할 얘기를 했다고 쌍방이 논란이 되는 건 옳지 못하다. 정말 비열한 논리지만, 윤핵관 누구도 자기 가족이 비슷한 일 당했다고 하면 선당후사 하라는 얘기 안 했을 것”이라며 “자기 가족이 회사에서 이런 일 당했다면 엎어놨을 분들”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결국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 동력을 얻어서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니다. 그저 본인들이 우세 지역구에서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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