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왔으면" 김성원 망언에 '갑분싸'..與 수해복구 진심 증발 [여의도 고구말]

김용태 "與 비대위 첫 행보가 비상상황"
이재오 "저 정도 인식 국회의원 하면 안 돼"
우상호 "옆에서 말하는데도 꾸짖지 않아"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수해복구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수해복구현장 망언에 대해 당 내외에서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성원 의원은 다음날 머리를 숙였지만 일각에선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성원 의원은 11일 국민의힘 수해복구현장에서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는 연이은 비판에 12일 오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상처를 줬다”며 “어떤 말로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국민의힘 진정성까지 내치지 말아 달라”고 고개 숙였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김성원 의원의 발언을 해명한 후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성원 의원을 비대위원장 권한으로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수해복구현장 발언 관련 사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상호 기자

 
김용태 “국민 염장 지르는 발언 하려고 비대위 만들었나”

당 내에선 해당 발언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비대위의 첫 공개행보가 비상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성원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대위 전환을 위해 멀쩡한 당을 비상상황이라고 호도하더니 비대위 구성 후 첫 공개행보에서 상상도 못했던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데 국민 염장 지르는 발언이나 하려고 비대위를 만들었냐”며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그야말로 당이 비상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해명에 대해서 “집이 물에 잠긴 분들이 망연자실한 상태인데 당의 지도자가 엄한 질책은커녕 ‘평소 장난기가 있다’라고 넘기는 것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재오 “윤리위 소집하고 탈당 권유해야”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김성원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윤리위를 소집하고 탈당 권유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재오 고문은 12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기가 막히다. 사람들은 국민의힘이 저런 행동 때문에 국민의짐이 된다고 얘기한다”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를 소집해서 탈당 권유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수해현장에서 국회의원이 사진 찍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 그 사진을 공보물로 돌리겠다는 소리 아니냐”며 “저 정도 인식이면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국민 도우러 갔다가 짐만 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김성원 의원의 발언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특히 옆에서 듣고 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해당 발언을 지적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1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을 도우러 갔다가 짐만 됐다.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며 “복구 지원하러 가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옆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 데도 꾸짖지 않는 걸 보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신현영 “봉사활동 간 거냐, 수학여행 간 거냐”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해당 발언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수해현장에서 웃었던 모습을 비판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해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봉사활동을 간 것인지 수학여행을 간 것인지 알 수 없는 모습들을 보였다”며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아니다.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다”라고 소리 높였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