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 어디까지..하반기 역성장 '예고'

임채현 2022. 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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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D램 가격, 전 분기 대비 13∼18% 하락 전망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또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표 효자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D램 가격 하락 폭이 깊어지면서 그간 호황을 누려온 메모리 반도체 기업 이익도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시장조사기간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 전망을 기존 8~13% 하락에서 5%p 하향한 13~18% 하락으로 조정했다. 지난달 당초 전망치(3~8% 하락)에서 한 차례 낮춘 데 이어 또 하락폭을 키운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공급업체들이 유통업체와 고객사의 구매를 촉진하기 우해 가격 타협 의지를 높이며 가격이 하락했다"며 "다른 제조사도 가격을 낮추면서 3분기 D램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될 때까지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에 D램 가격은 4분기에 3~8%가량 떨어지고,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D램은 셋톱박스와 게임기, 스마트TV,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 주로 쓰이는 반도체다. 트렌드포스는 PC·서버·모바일·그래픽 D램 가격 전망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D램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서버·모바일용 보다는 작지만, 이러한 하락세는 메모리 시장 전반 위축을 예고하는 징후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트렌드포스의 이같은 가격 전망 하향 분석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기업 엔디비아,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이후 이어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한 불황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다.


특히 마이크론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뒤를 잇는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마이크론은 당초 올 4분기 매출 전망이 68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서 76억달러(약 9조9000억원)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이보다 더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 수출액이 8월 초 감소세로 돌아선 점도 반도체 불황설을 뒷받침한다. 지난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29억9100만 달러(약 3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경기 불황 여파로 전자·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준 탓으로 풀이된다.


열흘 짜리 수치에 불과하지만 현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하반기 반도체 산업이 악화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가 예고되는 이유다.


증권사들 역시 하반기 들어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연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직전 분기보다 5% 하락한 13조4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이 메모리 반도체, 그 안에서도 D램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삼성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6%, 직전 분기보다 26% 감소한 3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4분기는 더 어둡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예상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어든 12조1000억원, SK하이닉스는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한 2조5000억원으로 예측된다.


이에 업계는 고부가가치, 고용량 솔루션 제품 중심의 초격차 기술 실현으로 대처하겠다는 기조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용량 페타바이트 메모리솔루션, CXL 메모리 시맨틱 SSD 솔루션 등을 선보인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DDR5(더블 데이터 레이트5) D램 기반 CXL 메모리 샘플을 출시하면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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