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시신 둘러싼 소송전..법원 "차남도 제사주재자 될수 있어"

나성원 입력 2022. 8. 12. 18:44 수정 2022. 8. 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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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이 아니더라도 제사 주재자로 부모 시신을 모셔갈 권리가 있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속인 간 협의가 되지 않으면 장남이 제사 주재자가 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이지만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기존 관습은 상속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차별을 두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사 주재자는 상속인 간 협의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협의가 되지 않으면 장남이 맡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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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차남이 정한 장지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 의사 고려"
대법원 판례는 협의 안 될 경우 장남이 제사주재자 된다고 봐
국민일보DB


장남이 아니더라도 제사 주재자로 부모 시신을 모셔갈 권리가 있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속인 간 협의가 되지 않으면 장남이 제사 주재자가 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이지만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기존 관습은 상속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차별을 두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송에서 맞선 형제들은 어머니가 지난 5월 사망한 뒤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장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 때문에 발인이 중단됐고 시신은 장례식장에 안치된 상태로 있었다.

장남은 어머니의 시신을 모셔가게 해달라며 장례식장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차남 등 다른 형제는 독립당사자로 소송에 참여했다.

장남은 자신이 제사 주재자가 되므로 망인의 유체를 인도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차남은 자신이 제사 주재자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임정엽)는 모친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며 장남이 낸 유체동산 인도 단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차남에게 시신을 인도하라고 12일 결정했다.

민법에 따르면 사람의 유체·유골은 제사를 모시는 사람에게 승계된다.

제사 주재자는 상속인 간 협의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협의가 되지 않으면 장남이 맡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는 “적장자가 우선 제사를 승계해야 한다는 관습은 상속인들의 자율적 의사를 무시하고 차별을 두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고인에게 차남이 정한 장지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들어 제사 주재자를 차남으로 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오늘날 제사는 가계승계라는 전통적 의미보다는 추모의 의미가 강해졌고 우리 헌법 및 법질서는 가족관계 내에서 개인의 의사와 가치가 존중되고 양성평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화돼 왔다”며 “현재 시점에서 상속인들 간 다툼이 있는 경우 장남 등이 당연히 제사주재자가 된다는 것이 사회의 일반적 인식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나이와 성별 같은 형식적 요소를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가장 적절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제사 주재자를 정하는 것이 분쟁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지난 2008년 11월 전원합의체에서 중대한 질병, 심한 낭비와 방탕한 생활, 장기간의 외국거주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장남이나 장손자가, 또 상속인 중 아들이 없으면 장녀가 제사주재를 맡는다고 판단했었다.

또 고인이 생전 원하던 장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사주재자가 이를 따를 법적 의무는 없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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