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파문 속 與 비대위 주춤..이준석 토요 회견 노림수는

성지원 2022. 8.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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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 중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22.08.11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출범 시점에 대해 “16일(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비대위원 6명의 인적 구성에 대해선 “얼개를 잡아가고 있다. 원래 오늘 할 수 있었는데, 오늘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여러 후보군을 놓고 조합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당 내부인사와 외부인사를 절반씩 임명하고 이 가운데 1~2명은 여성으로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주 위원장이 9일 취임 기자회견 당시 밝혔던 비대위 출범 목표 시한은 이번 주말(13~14일)이었다. 그러나 비대위원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들 가운데 다수가 비대위 합류에 난색을 표하면서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위가 차기 지도부 출범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현재로선 비대위 합류에 별 정치적 실익이 없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비대위원 하마평에 올랐던 한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지금 비대위가 어떤 특별한 권한이나 의미를 갖는 게 아니다. 제안이 오더라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비대위원 겸 비대위 대변인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성원 의원의 11일 수해 현장 실언으로 인선 작업이 더 주춤댄다는 시각도 있다. 김 의원은 자원봉사를 위해 찾은 서울 동작구 수해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했다가 논란에 직면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김 의원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에 비대위원장으로서 (김 의원 에 대한)당 윤리위원회 제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이 비대위원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언론에 하마평이 나오는데 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사진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비대위에 ‘당연직’으로 포함될 예정인 권성동 원내대표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 참여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한 번 더 신임을 얻는 것이 확고한 리더십을 제대로 정립하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에서 (원내대표 거취)문제를 한 번 물어보는 게 누구든지 수용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의 측근인 김용태 최고위원은 “다들 그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비상상황이라고 외치더니, 권 원내대표께서 비대위원 자리에 앉아서 회의를 참석하면 국민들께서 집권여당을 뭐라고 생각하시겠나”라고 꼬집었다.

다만 주 위원장은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에 합류하는 게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 규정에는 (원내대표가)당연직이란 규정은 없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김종인 비대위 당시 원내대표였던 주 위원장도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했고, 김병준 비대위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성태 전 의원도 비대위 회의에 포함됐던 전례가 있다.

그동안 개최 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전당대회는 10월 국정감사 이후에 개최키로 가닥을 잡았다. 주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국감 때 전대 개최는 불가하다는 게 내 소신”이라며 “국감 이후 전대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이후 한 달여 만인 13일 첫 공개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 대표는 11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내부의 혼란상을 직격했다. 이 대표는 무너진 식당 앞에 ‘정상영업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있는 사진을 올린 뒤 “쌓는 건 2년, 무너지는 건 2주”라고 썼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달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소명을 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대표는 토요일인 13일 오후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언론노출이 적은 토요일을 기자회견 날짜로 정한 걸 놓고 당내에선 “당초 12~14일 사이로 예정됐던 비대위 출범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광복절 전야인 14일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뉴스를 지배하고, 17일엔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예정된 만큼
무주공산인 13일 토요일 뉴스를 선점하겠다는 취지라는 해석도 있다. 당 내에선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천도한 날이 음력 8월 13일인데, 역사 비유를 좋아하는 이 대표가 이런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정체불명의 관측까지 떠돈다.

주 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이 대표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저희야 만나길 바란다. 직ㆍ간접적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전했는데 접촉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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