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열풍' KOVO컵 매진.. 세자르 감독 직관
[박진철 기자]
▲ 김연경 선수 |
ⓒ 박진철 |
'배구 황제' 김연경(34·192cm)의 인기가 또다시 배구 팬과 배구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13일 개막하는 KOVO컵 대회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의 입장권이 지난 10일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예매분 3300석이 순식간에 매진되고 말았다.
여자배구 팬 사이트 등에서는 인터넷 예매창이 열리자 몇 분도 안돼 매진이 떠서 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아우성이 쏟아졌다.
올해 프로배구 KOVO컵 대회인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 대회'는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여자부 경기는 8월 13일(토)부터 20일(토)까지, 남자부 경기는 8월 21일(일)부터 28일(일)까지 각각 열린다.
팔마체육관의 좌석수는 총 3500석이다. 그 중 인터넷 예매분은 3300석이다. 인터넷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13일 경기장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 판매분은 비지정석 200석에 불과하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11일 일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인터넷 판매 개시 20분 만에 예매분 3300석이 모두 매진됐다"며 "김연경 선수의 티켓 파위가 대단하다. 다른 경기들도 관중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고 밝혔다.
기자가 12일 오후에 KOVO컵 인터넷 예매 현황을 확인한 결과,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는 여전히 전 좌석이 매진 상태였다. 간간이 흘러나오는 취소표조차 보이지 않았다.
대회 장소가 수도권과 너무 멀리 떨어진 지방 도시인 데다, 최근 연일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과연 관중 동원이 되겠느냐는 우려를 완전히 뒤엎은 것이다.
비주전에게 기회 주려했던 김연경... 줄부상에 출전으로 전환
KOVO컵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돼버린 이유는 역시 김연경 때문이다. 1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는 흥국생명-IBK기업은행 단 1경기만 열린다. 경기 시간은 오후 1시 20분이다.
이 경기에 흥국생명 소속인 김연경이 선발이든 교체든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초 권순찬 감독과 김연경은 KOVO컵은 김연경이 출전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비시즌 때 땀흘려 연습한 비주전 선수들에게 한 명이라도 더 출전 기회를 주는 게 맞고, 그것이 장기 레이스인 V리그를 준비하는 데도 효율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최근 팀 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치료와 재활에 들어가면서 경기를 뛸 선수가 부족한 상황이 됐다. 설사 출전한다고 해도 최근에서야 볼 운동을 시작한 선수가 많아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기 어렵다. 김연경이 KOVO컵 출전으로 방향을 튼 이유 중 하나다.
김연경의 출전 가능성이 높아지자 배구 팬과 언론·방송사의 관심도는 더욱 커졌다. 2년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의 티켓은 순신각에 매진됐고, 중계 방송도 지상파인 KBS 2TV가 생중계한다. 본 대회인 V리그가 아닌, 컵 대회 경기를 기업 광고가 송출되는 지상파에서 생중계하는 것이다.
김연경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김연경은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4강 신화를 이끈 주역이었다. 이후 국민들로부터 '국민 영웅'급으로 많은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다.
국제 배구계도 김연경의 뛰어난 역량과 세계 여자배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 1월 김연경을 '2021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 1위'로 선정해 발표했다.
팬들 "은퇴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보자"
김연경은 도쿄 올림픽 이후 대표팀에서는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김연경 은퇴 이후 열린 국제대회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전패를 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배구 팬과 대중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김연경 시절 대표팀을 향한 그리움도 커져 갔다.
물론 김연경이 프로팀에서 현역 선수 생활은 계속 이어간다. 때문에 팬들은 은퇴 전에 세계 최고 레전드의 경기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6월 올 시즌인 2022-2023시즌에 뛸 소속팀으로 흥국생명을 최종 결정했다. 이 결정 전까지 여자배구 세계 최고 리그인 이탈리아 리그의 신흥 강호 몬차 팀에서 최소 13억 원이 넘는 거액 연봉을 제시하며, 김연경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몬차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빅클럽에서 김연경 영입에 나섰다. 그가 여전히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연경의 최종 선택은 지난 2020-2021시즌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국내 복귀였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현행 KOVO 규정상 여자배구 선수 1인 최고 연봉 상한선인 7억 원(연봉 4억5천+옵션 2억5천)에 계약했다. 몬차가 제시한 연봉의 절반에 불과하다.
김연경은 연봉보다 앞으로 남은 선수생활 2~3년과 은퇴 이후의 행보까지 폭넓게 검토한 끝에 국내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세자르 감독, KOVO컵 직관... 이한비 대체 선수 찾을까
한편, 세자르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13일 순천으로 내려가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를 직접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진천선수촌도 주말에는 훈련을 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
세자르 감독은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과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 차출과 관련해 여전히 골머리를 않고 있다.
당초 선발된 소집훈련 선수 16명 중 무려 5명이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지난 8일 새로 합류한 황민경을 포함해 12명만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4명을 추가로 선발해야 한다.
추가 선발 선수 중 하혜진(페퍼저축은행), 유서연(GS칼텍스), 박혜민(KGC인삼공사) 3명은 이번 KOVO컵 대회에서 소속팀 경기가 종료되는 다음날 진천선수촌에 입촌하기로 했다. 결국 가장 최근에 부상으로 이탈한 이한비(페퍼저축은행) 대체자 1명을 추가로 선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세계선수권 준비 상황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가장 부진하다. 다른 참가국들은 대부분 한국보다 더 일찍, 더 많은 인원(16~19명)이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을 하고 있다. 주전급 선수의 부상 이탈도 한국이 가장 많다.
올해 세계선수권 대회가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 자격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대회라는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가장 준비를 많이 해야 할 한국이 가장 뒤처지고 있다. 그러자 여자배구 사이트 등에서 팬들은 국내 프로팀 감독과 프로구단들을 행해 '노골적이고 비협조적'이라며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여자배구 대표팀에게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세자르 감독이 KOVO컵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고 힘을 얻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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