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델 테스트 통과했구나, 마침내. 올해 가장 성평등했던 영화 TOP 10 등극한 '헤어질 결심'

라효진 2022. 8. 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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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와 전종서의 '연애 빠진 로맨스'도 벡델 테스트 기준 충족.

콘텐츠에도 정치적 올바름이 요구되는 요즘, '벡델 테스트'는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닙니다. 당초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두 명 이상 나올 것 ▲여성 캐릭터가 서로 대화를 나눌 것 ▲그 대화 내용이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만이 아닐 것 등 세 가지 기준을 두고 영화가 얼마나 성평등하게 만들어졌는지를 가늠하는 이 테스트죠.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최 및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벡델 데이'는 2020년부터 매년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한국 영화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다만, 원래 벡델 테스트의 세 가지 기준이 미세한 성차별을 거르지 못한다는 점에 근거해 네 가지의 기준을 덧붙였는데요. ▲감독·제작자·시나리오 작가·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 비중이 동등할 것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등입니다.

지난해에는 영화 〈삼진그룹 토익반〉, 〈디바〉, 〈69세〉, 〈남매의 여름밤〉, 〈콜〉 외 5편이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벡델 초이스 10'으로 선정됐습니다. 그렇다면 올해의 '벡델 데이'에 발표될 '벡델 초이스 10'은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벡델

▲〈갈매기〉(김미조 감독) ▲〈경아의 딸〉(김정은 감독), ▲〈십개월의 미래〉(남궁선 감독) ▲〈앵커〉(정지연 감독) ▲〈연애 빠진 로맨스〉(정가영 감독) ▲〈오마주〉(신수원 감독) ▲〈윤시내가 사라졌다〉(김진화 감독),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 ▲〈최선의 삶〉(이우정 감독)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올해(21년 7월~22년 6월) '벡델 데이 2022'에는 벡델 테스트의 일곱 가지 기준을 전부 충족하지는 않더라도 성평등 관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 작품이라면 선정작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 기준도 통과하기 어려운데 일곱 가지 기준은 더욱 그랬겠죠. 그래서 주제나 내용 측면에서 성평등한 묘사를 보여준 작품이나 여성 캐릭터 혹은 창작자의 활약이 돋보였던 작품들이 올해 가장 성평등했던 영화로 꼽혔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팬데믹 여파로 상업 영화 개봉작의 절대적 수치가 적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영화 속 성별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는 의지, 성평등한 캐릭터 구현과 주제 의식, 그리고 창작자 고용에 있어 성별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라며 "'벡델 초이스 10' 선정과 상영이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들이 다시 회자되고 재평가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벡델 초이스 10' 선정작은 '벡델 데이 2022' 기간 영화관에서 다시 만나 볼 수도 있어요. 31일부터 9월3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이 작품들을 상영하니까요. 일부 상영에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감독의 GV영상도 함께 제공될 예정입니다. 또 이번 행사에선 '벡델 초이스 10'으로 선정된 영화에 참여한 영화인들 중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영화인을 '벡델리안'으로 선정해 발표한다네요.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성평등에 기여한 인물로는 과연 누가 선정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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