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경사지 방수포 깔고, 저지대 긴급 점검..집중호우 피해지 긴장감 여전

박진호, 신진호, 김준희, 김민욱, 최종권 2022. 8. 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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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강원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흙과 나뭇더미가 마을을 덮쳐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반지하주택' 등 취약계층 긴급 점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충청을 거쳐 남부지방까지 내려갔던 정체전선(장마전선)과 비구름대가 약화하면서 피해지역 자치단체들이 위험지역을 긴급 점검하고 본격적인 복구에 나섰다.

경북 울진군은 12일 급경사지에 방수포를 까는 방식으로 집중호우에 따른 토사 유실과 산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울진군이 이처럼 적극적인 대비태세에 나서는 건 지난 3월 울진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때문이다.

울진군은 산과 민가가 가까운 30곳에 돌림수로를 내고 임시 침사지를 설치했다. 집중호우 시 민가 쪽으로 잿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쓰러진 피해목 6000여 그루는 미리 제거했다.


토사 유출·산사태 막으려 안간힘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1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식당에서 구청 직원 등이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도 집중호우에 대비해 22개 시ㆍ군 재난부서장과 취약계층이 사는 반지하주택과 저지대 등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 2020년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 범람으로 인근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큰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이에 전남도는 예ㆍ경보시설을 활용한 기상 상황을 수시로 전파하고 있다. 또 산사태ㆍ침수 우려 저지대 주민 대피와 논밭 물꼬 작업 금지 통보 등 재해예방 활동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전북도는 상습 수해지역과 취약지 등을 돌며 야간 순찰을 강화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지난 11일 피해가 집중된 군산과 익산을 찾아 배수관로 정비를 지시하고 추가 피해 예방과 신속한 복구를 주문했다.

김 지사는 “지자체와 협의해 빠른 일상 회복이 가능하도록 신속히 복구하겠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과할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지역 지자체들은 물이 빠진 지역부터 응급 복구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는 최근 집중호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한 것과 관련,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건의했다. 강원도에선 이번 집중호우에 횡성지역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원주에서 2명이 실종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폭우 특보가 내려진 지난 11일 오후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의 한 도로에서 군산시 공무원들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이재민 3세대 6명이 발생했고, 45세대 70명이 대피했는데 이 중 49명은 현재 귀가한 상태다. 이어 주택 파손 2동ㆍ침수 17동, 농작물 233.5ha, 축사ㆍ꿀벌 등 3299㎡ 등 사유시설 피해는 총 63건으로 집계됐다. 또 공공시설피해는 도로 47건, 교량 41건, 하천 16건 등 총 262건에 이른다.

지난 11일 홍천 고립지역을 찾은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주민 불편과 피해 상황 등을 살펴보고, 필요할 경우 구호 세트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조속한 응급 복구와 함께 같은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370㎜의 ‘물폭탄’이 떨어져 233건의 피해가 접수된 충북도는 앞으로 있을 호우에 대비해 인명 피해 발생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예찰 활동을 강화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침수 현장을 둘러보면서 반지하 주택 주민 현황을 신속히 점검하고 취약계층 피해 발생 시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산림청, 봄철 대형산불 피해지 정밀 점검


지난 11일 집중호우로 인해 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한 교회에 물이 차 출동한 소방대원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산림청은 집중호우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12~14일 사흘간 전국 산림 분야 집중호우 피해지와 피해 우려 지역을 긴급 점검한다. 점검은 산림청과 국유림관리소 등 소속기관뿐만 아니라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등 산하기관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로 진행한다. 임도와 목재 수확지 등 산림사업 현장, 자연휴양림ㆍ수목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상태를 확인할 방침이다.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피해 지역과 울진ㆍ삼척 등 봄철 대형산불 피해지는 호우에 따른 피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더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수도권에 내린 폭우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긴급 현장 점검을 통해 산사태를 비롯한 산림 피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 특별교부세 67억원 긴급 지원


지난 11일 집중 호우로 전북 군산시 옥산면 남내리 한 마을의 축대가 무너져 내렸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는 8일부터 서울ㆍ경기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특별교부세 67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별 지원액은 서울 28억원, 경기 20억원, 인천 5억원, 충북 4억원, 강원ㆍ전북 각 3억원, 세종ㆍ충남 각 2억원 등이다.

이번 특별교부세 지원은 서울 동작구 공동주택 인접 옹벽 붕괴에 대한 안전조치를 포함해 지역별 피해 시설에 대한 응급복구와 이재민 구호 등 지자체의 재난 수습 비용을 보조하기 위한 것이다. 특별교부세 지원 규모는 지역별 인명ㆍ시설 피해 규모, 이재민 수, 장비 동원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있어 지반 약화 등으로 인한 추가피해 우려가 큰 만큼 각 지자체는 피해시설 등에 대한 응급복구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면서 “행안부도 응급복구와 이재민 구호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ㆍ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ㆍ대전ㆍ군산ㆍ청주=박진호ㆍ신진호ㆍ김준희ㆍ최종권 기자, 김민욱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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