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이후 알게 된 것. 하와이는 여전히 지상천국이라는 사실!

이마루 2022. 8. 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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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와 오아후를 탐방하며 깨달은 새로운 하와이 여행법
고대 하와이언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쿠알로아 랜치는 오아후 섬의 풍요로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여전히 전통 농업과 목축업, 어업이 이뤄지는 한편, 다채로운 액티비티가 펼쳐지는 이곳의 풍광을 말의 등에 올라 바라보길.

“알로하!” 혀를 움직이는 순간 입 안에서 달콤하게 굴러다니는 환대의 말. 이 친절한 인사말은 하와이를 찾은 여행자와 언제나 함께한다. 와이키키와 호놀룰루가 자리한 하와이의 심장, 6개 섬 중에서 가장 친근한 오아후 섬으로 향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 2년 반에 걸친 팬데믹이 이 다정한 섬의 본질에 영향을 미쳤을까 하는 우려는 하와이안항공 여객기에 올라 여전한 ‘알로하’ 인사를 듣는 순간 사라졌다. 아, 물론 변화는 있다. 모든 것이 단절되고 모두가 기존 삶의 방식을 고민했던 시기, 천국이라 불리는 이 섬 또한 조금 더 본연의 자연과 이야기에 집중하기를 결심한 듯했으니까. 하와이어로 ‘말라마(Ma-lama)’는 배려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 키워드는 하와이를 찾은 이들에게 이 땅의 역사와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 살필 것을 권한다.

고대 하와이언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쿠알로아 랜치는 오아후 섬의 풍요로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여전히 전통 농업과 목축업, 어업이 이뤄지는 한편, 다채로운 액티비티가 펼쳐지는 이곳의 풍광을 말의 등에 올라 바라보길.

오아후의 관문인 대니얼 K. 이노우에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주내선 환승 창구로 향했다. 행선지는 마우이. 오아후가 아닌 다른 하와이의 섬을 찾는 것은 처음인 만큼 마음이 살짝 들떴다. 제주도 면적과 비슷한 마우이는 화산 용암으로 형성된 두 개의 섬이 하나로 연결된 형상이다. 공항을 기점으로 할레아칼라 분화구(Haleakala~ Crater)와 카팔루아 만(Kapalua Bay)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고 상상하면 쉽다. 하와이를 푸른 바다와 숲으로 기억했다면, 이제 그 컬러 팔레트에 브라운을 추가할 때다. 마우이 최대 산업 중 하나였던 사탕수수 공장이 2010년대 중반 사업 중단을 선언한 이후, 관리되지 않은 드넓은 농지는 화산활동으로 태어난 마우이 특유의 색채를 한결 도드라지게 한다.

해발 3000m 높이의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경험. 별 관측하기.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마우이에 별장을 두는 이유는 이런 양면적이고 고요한 풍경을 사랑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신비롭게도 카팔루아 만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보면 우리가 익히 아는 하와이의 색이 이내 등장한다. 친근한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점유한 땅을 지나 조금 더 깊숙하게 들어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몽타주 카팔루아 베이(Montage Kapalua Bay)는 공항에서 1시간 넘게 달린 보람이 있을 만큼 카팔루아 만의 자연을 가장 깊숙이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비숍 박물관은 하와이 왕족이던 비숍 공주가 소장했던 컬렉션을 위해 설계된 공간이다. 현재는 폴리네시언 원주민들의 역사와 신앙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주를 이룬다.

2014년에 문을 연 이 특별한 장소는 로비와 메인 수영장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커다란 동으로 이뤄져 있다. 레지던스 형태의 객실은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사랑받지만, 그럼에도 소란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주변을 넉넉하게 둘러싸고 있는 자연 덕분. 로비부터 해변까지 계단식으로 디자인된 메인 수영장은 다양한 구성과 디자인, 수심을 갖춘 데다가 곳곳에 다채로운 스타일의 선베드와 카바나가 놓여 지루할 틈따위 주지 않는다. 이곳은 건물 한 채를 스파 공간에 할애할 정도로 스파에 진심이기도 하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코끝을 감싸는 향긋한 향기와 사우나 시설, 넓은 탈의실과 개별 마사지 공간, 전용 수영장까지 갖췄다. 연령대와 개인 컨디션에 맞춘 수십 가지의 마사지가 준비된 이곳의 스파 프로그램은 ‘메뉴판’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 리드미컬한 지압과 파도를 닮은 팔뚝의 움직임을 활용하는 하와이 전통 마사지 기법인 로미로미(Lomilomi)는 탁월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야외 스파에서 자연과 연결되는 순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아침 해안가 산책로를 걷거나 달리며 일출을 목도하는 것은 오랜만에 누리는 고요한 기쁨이다. 잠시 테라스에 앉아 있기만 해도 온갖 새가 날아드는 이곳은 왜 마우이에 와야 하는지, 이곳의 자연과 공기가 왜 특별한지를 알려준다. 낮에는 리조트 산책로와 이어지는 해변에서 패들보드와 스노클링을 즐길 수도 있다.

하와이 여행에서 ‘지속 가능성’은 중요한 이슈다. 직접 타로밭에 뛰어들어 전통 농업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쿠알로아 랜치의 프로그램.

리조트에서 체력을 비축했다면, 이제는 할레아칼라 국립공원(Haleakala~ National Park)으로 모험을 떠날 차례. 해발 3000m에 달하는 휴화산 분화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경험 중 하나는 쏟아지는 별을 감상하는 것! 해가 넘어가는 석양부터 망원경으로 별까지 관찰하는 5시간짜리 투어 코스는 1인 기준 22달러(약 2만6천 원)다. 오직 별빛과 새소리만 존재하는 우주적인 순간에 자신을 맡겨보기를.

몽타주 카팔루아 베이에서 즐길 수 있는 하와이언 로미로미 마사지. 뜨거운 수건과 돌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1790년 대폭발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멈춘 할레아칼라는 불의 여신 펠레(Pele)가 싸움에서 지면서 탄생했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용암에서 떨어지며 파괴된 펠레는 이후 신이 되어 빅아일랜드에 정착했다. 마우이의 독특한 자연은 옛사람들의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했던 걸까. 여신의 질투로 불가피하게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가 담긴 나우파카 꽃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가 흘러넘친다. 이 다채로운 이야기와 하와이 전통문화가 궁금하다면 하얏트 리젠시 마우이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드럼스 오브 더 파시픽 루아우’ 쇼는 꽤 훌륭한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마우이 전통 음식과 함께 2시간에 걸쳐 폴리네시아 섬에 얽힌 이야기가 춤과 음악과 얽혀 펼쳐진다. 연주와 의상 모두 높은 수준을 자랑하니 이왕이면 한껏 ‘여행자’다운 시도를 해볼 것! 공연 내내 아름다운 일몰이 함께한다.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카카오는 하와이의 특산품 중 하나다. 마우이 섬의 로컬 초콜릿 공장 마우이 쿠이아(Maui Ku'ia Estate Chocolate) 에스테이트 초콜릿의 농장 투어에서는 다양한 카카오 열매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아후 섬 원주민들이 성스럽게 여긴 장소는 어디일까? 와이키키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쿠알로아 랜치(Kualoa Ranch)가 그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이 잘 관리된 넓은 대지는 〈쥬라기 공원〉을 비롯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할리우드와 60년 넘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오아후 왕족들이 역사 교육을 받고 훈련하던 곳이다. 이 땅이 ‘농장(Ranch)’이 된 이유는 19세기 중반, 카메하메하 3세가 후계자 없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 왕의 신뢰를 받았던 주드 박사 부부가 1850년 처음으로 토지 일부를 구입한 후 지금까지 이 대지는 주드 가문의 소유로 남아 있다. 2021년 기준 2739종의 자생식물이 자라는 만큼 쿠알로아 랜치는 ‘말라마’ 여행법을 실감하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최근 가장 사랑받는 투어는 하와이 원주민의 전통 농사법을 체험할 수 있는 에코 투어. 자원봉사 성격이 짙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타로 재배에 참여할 수도 있다. “밭에 들어가기 전에 계곡물이 흘러나오는 계곡을 향해 감사 인사를 바칩시다.” 투어 가이드 대니얼을 따라 2000년간 전해 내려온 송가(Chant)를 따라 불렀다. 체험용으로 만들어진 귀여운 밭이지만 첨벙첨벙 진흙 속으로 들어가 타로 줄기에 달라붙은 달팽이 알을 떼어내고, 시든 잎을 솎아내는 일은 어쩐지 어깨가 으쓱해지는 보람을 선사했다.

몽타주 카팔루아 베이는 해안 산책로와 해변까지 품고 있다. 카팔루아 만을 볼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을 갖춘 클리프 하우스는 1940년에 지어진 건물.

목장에 왔다면 승마를 빼놓을 수 없지! 카약과 전기 바이크, ATV 투어 중에서 우리는 순하고 잘생긴 말 등에 오르는 쪽을 택했다. 말을 처음 타는 사람도 체력만 허락한다면 문제없이 2시간 동안 수풀과 들판, 해안 풍경이 굽이치는 풍경을 누빌 수 있다. 여전히 농장에서 관리하는 600마리의 소를 마주치기도 하면서. 쿠알로아 랜치는 지역사회를 후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중요한 일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키워낸 고기와 소시지, 굴과 새우 등의 해산물, 채소와 카카오 등의 농작물은 근처 마켓에서 인기리에 판매된다. 지속 가능한 관광의 미래가 이 땅에 놓여 있다.

번화한 와이키키를 살짝만 벗어나고 싶다면 유서 깊은 카할라 호텔 앤 리조트로 향하자. 하와이언 시 솔트를 이용한 풋 리추얼과 발 마사지로 시작하는 시그너처 트리트먼트를 체험할 수 있는 우아한 스파 공간, 그리고 해변을 코앞에 둔 리조트 전경.

숙소에 머무는 동안에도 지역 문화와 밀착한 여행법을 시도하고 싶다면 포시즌스 오아후 앳 코 올리나(Four Seasons O’ahu at Kao Olina)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폴리네시언 문화를 알리는 거점인 오아후 비숍 박물관에서 가져온 역사적인 카누가 로비 천장을 장식한 이 우아한 호텔에는 매일 멋진 액티비티가 마련돼 있다. 모터보트 탑승과 테니스, 진주만 투어가 일반적인 기대감을 충족시킨다면 하와이 전통의 라우할라(Lauhala) 직공법을 응용한 팔찌 만들기 수업은 보다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줄 것. 크리스털 사운드 볼과 차임을 사용한 사운드 배스 명상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오늘의 액티비티는 로비에 세워진 서프보드를 안내판에서 확인 가능하다. 아, 액티비티를 즐기는 틈틈이 레스토랑 옆 카트에서 파는 컬러플한 셰이브아이스나 ‘으른’ 투숙자만 입장 가능한 인피니티 수영장 옆에 있는 미니 트럭에서 판매하는 칵테일도 놓치지 말길!

번화한 와이키키를 살짝만 벗어나고 싶다면 유서 깊은 카할라 호텔 앤 리조트로 향하자. 하와이언 시 솔트를 이용한 풋 리추얼과 발 마사지로 시작하는 시그너처 트리트먼트를 체험할 수 있는 우아한 스파 공간, 그리고 해변을 코앞에 둔 리조트 전경.

오아후의 마지막 밤은 어디서 보내면 될까? 와이키키에서 불과 10~15분 거리, 하와이의 베벌리 힐스라는 고급 주거지역 카할라(Ka~hala) 해변을 1964년부터 일찌감치 점유한 카할라 호텔 앤 리조트(The Ka~hala Hotel & Resort)는 가장 좋은 선택이다. 곧 오픈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이 유서 깊은 호텔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타와 저명인사들이 머물렀는지 1층 벽에 진열된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다. 아는 얼굴 혹은 의외의 얼굴은 없는지 찾는 재미도 은근히 쏠쏠하다. 하와이 왕국의 멋진 주택에서 영감받은 이 호텔의 건축에는 호놀룰루 출신의 건축가가 참여했다. 그래서일까, 민트와 크림 컬러가 주조를 이루는 호텔 디자인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사랑스럽고 독특하게 느껴진다.

포시즌스 오아후 앳 코 올리나의 멋진 인피니티 수영장. ‘석양’ 맛집이기도 하다.

태국산 티크를 세공한 바닥 조각, 이탈리아산 베네치아 유리를 사용한 샹들리에와 복도와 객실 벽에 걸린 이국적인 그림들 역시 카할라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아, 이곳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친구들이 있으니 바로 리조트 내 라군에 사는 돌고래들이다. 부활절에 탄생해 하와이어로 ‘달걀’이라는 이름이 붙은 ‘후아’와 리조트 내에 이름을 딴 레스토랑까지 있는 1991년생 ‘호쿠’를 비롯해 여섯 마리의 돌고래가 수영장과 조식 식당, 해변으로 오가는 내내 인사를 건넨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더라도 체크아웃을 할 즈음에는 돌고래들의 귀여운 미소에 정이 듬뿍 들고 말 것. 매일 아침 8시, 플루메리아 꽃향기와 바닷바람을 느끼며 야외에서 펼쳐지는 모닝 요가도 완벽한 스테이를 완성한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를 걸치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에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파도와 나뭇잎의 흔들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한 하루가 될 것이다. 하와이의 배려란 그런 거니까.

해산물 요리에 진심인 미나스 피시 하우스의 멋진 디시. 피시 소믈리에가 권하는 오늘의 생선 요리는 물론 최상의 마리아주를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우아하고 평화로운 휴식을 선사하는 포시즌스 오아후 앳 코 올리나의 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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