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광화문 광장의 한글조형물 훼손, 다시 세워야 한다
[김슬옹 기자]
▲ 분수와 화단 중심으로 새로 꾸민 광화문 광장 |
ⓒ 최준화 |
<한글 가온길>은 경복궁 앞 세종대로를 비롯하여 한글학회가 있는 새문안로 등, 한글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역사를 간직한 길이라는 뜻에서 '가운데'의 옛말 '가온'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한글 가온길>에는 한글 관련 전시물이나 조각품을 18개를 설치해 놓았는데 이번 광화문 광장 사업으로 두 개가 사라졌고 한 개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었다.
▲ 한글 가온길의 명품 조형물(왼쪽)을 아예 없애고 들어선 세종문화회관 홍보물 |
ⓒ 김슬옹 |
▲ ‘생각채우기’라는 한글 조형물(왼쪽)을 없애고 놓은 대형 화분 |
ⓒ 김슬옹, 최준화 |
▲ ‘몰레뀰레 비’라는 한글 조형물(왼쪽)을 가린 대형 화분 |
ⓒ 김슬옹, 최준화 |
세종로 공원에는 암호에 최적화된 문자로 평가받는 한글의 우수성을 표현한 이충호 작가의 <몰레뀰레 비>라는 한글 조형물이 성인 남자 둘이 옮기기도 어려운 대형 화분으로 가려져 제대로 볼 수 없었다.
9년간 바로잡지 않은 '한글 이야기' 오타와 오류
한글학회 맞은편에는 10개의 한글 이야기가 벽화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곳도 오타와 오류가 9년간 방치되어 있다. 조선 중종 임금 때 중국 역관으로 갔다가 중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쳐주었다는 이야기 영문 안내문은 '중종(Jungjong)'임금을 '정종(Jeongjong)'으로 표기해 놓았다.
▲ 영문 안내문에서 ‘중종(Jungjong)’임금을 ‘정종(Jeongjong)’으로 표기한 한글 이야기 벽화 |
ⓒ 최준화 |
▲ 최만리 등 7인의 한글 반대 상소(1444.2.20.) 이야기를 다룬 한글 이야기 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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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허처럼 방치된 ‘서울발견’ 알림판 |
ⓒ 최준화 |
현재 <한글 가온길>은 서울시가 서울관광 재단(visitseoul.net)에 내맡겨 운영하고 있는데 일관된 관리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담당 부서는 서울관광 재단 위탁 운영을 이유로 유지 보수에 대한 책임을 서울관광 재단에 미루고 있고, 서울관광재단은 한글 가온길의 이런 심각한 훼손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의 자중감 그 자체인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곳이고 한글 가온길이 품고 있는 광장이기도 하다. 한글 가온길 설계를 자문했던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한글 가온길>은 이렇게 훼손되고 방치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와 정신을 상징하는 위대한 길이다. 이렇게 홀대받아야 하는 만만한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고물로 전락한 한글 조형물(세종예술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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