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작 리포트⑤] 어벤져스라는 '외계+인', 내년에는 이해가 되겠지요?

홍종선 2022. 8. 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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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홍수 시대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숫자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가 호평 받진 않는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땀과 별개로 대중의 평가는 냉정하다. 관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기도 하고, 낮은 평점을 받기도 한다. 그 가운데 아쉬운 작품들이 존재한다. 연출이, 연기가, 편집이, 음악이 칭찬할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뭔가 아쉬운 작품들. ‘아쉬운 작품 리포트’(아작 리포트)에서 그 아쉬움을 달래보려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기자들의 사심은 어쩔 수 없다. (편집자 주)


유명준 : 일단 지윤이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왜 재미가 없었는지? ^^


류지윤 : 예고편을 봤을 때 ‘이게 무슨 이야기이지?’ 하면서 감도 오지 않는 게 ‘흥미진진’ ‘두근두근’ 했는데, 영화를 본 후애는 ‘이게 무슨 이야기지??’라는 감상이 혼란스럽게 와 닿았습니다.


유명준 : 아예 이야기 자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인가.


류지윤 :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모르겠어요. 캐릭터라도 조금 개성 있으면 좋을 텐데. 캐릭터들도 흑설과 청운 빼고 밋밋하고 시그니처로 남는 대사나 기억나는 주력 캐릭터도 없고요. 여러모로 새롭지 않은 이미지들과 캐릭터였습니다.


홍종선 : 흑설과 청운. 외전 나와야 하는 콤비.


유명준 : 선배는 재미있게 보셨죠?


홍종선 : 저는 두 번을 봤는데 무척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제 관람평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제 나쁜 습관일 수도 있는데 저는 작품에 구멍이 있으면 셀프로 구멍을 메우며 봐요, ‘재미있게 보고싶다’는 마음이 강해서요. 그리고 이러이러한 공백은 2부에서 해결하려나 보네. 이렇게 이해해 버리며 봐서 아주 재미있었어요. ^^. 그런데 지윤이 느끼는 불만이 무엇인지도 알 것 같아요.


유명준 : 진짜 호불호 갈리는 영화더라고요.


홍종선 : ‘외계+인’이 호불호가 나뉘고 특히 불호가 많은 이유는 1부와 2부를 나눈 방식에 있다고 봐요. 현재는 마치 6부작 OTT 드라마를 1~3회를 1부로, 4~6회를 2부로 개봉하는 형식이에요.


류지윤 : 차라리 OTT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겠단 생각도 했었는데.


홍종선 : 최동훈 감독은 어느 시점에서 끊는 게 절묘한 가를 고심한 것 같은데, 그 자체부터 오판이라고 봅니다.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 1부는 1부대로 주제와 캐릭터의 완결을 지녀야 하고, 2부는 2부대로 독립적이면서 1부에서 이어져야 해요. 그런데 6부작 중 3부에서 뚝 끝나요.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물가도 많이 올라서 관객이 신중하게 한 편을 골라서 보는 형국이에요. 그런데 내 돈 최소 14,000원을 내고 봤는데, 얘기가 끝나지 않고 캐릭터도 아직 무르익지 않으면 어쩌라는 거예요. 저는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봤음에도, 최 감독께서 OTT 문법을 영화에 적용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


유명준 : 맞아요. 영화 끝나고 나서 ‘뭐야’ 라는 말이 들릴 정도면. 전 홍보영상인가 어딘가에서 ‘한국판 어벤져스’라고 말하는 것이 이 영화의 단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은 되는데, 그 맺음이 뭔가 어정쩡한.


류지윤 : 연결돼 있다 보니 1부에 실망하거나 안 본 사람이 2부 볼 확률은 더 적어지죠. 진짜 위험하고 모험인 것 같아요. 아까 어벤져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벤져스는 각각 솔로 무비로 구축된 캐릭터들이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활약하는 맛인데, 이건 무턱대로 새로운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주입하려하니 좀 충돌이 일어난 것 같아요


유명준 : 이미 각각 구축된 캐릭터가 모여 있는 것이 어벤져스인데, 여긴 그 캐릭터를 구축하면서도 모아서 뭔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하니까 정신이 없어. 게다가 모든 장면들이 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주니까 더더욱 다른 영화들을 모아 놓은 것 같아.


홍종선 : 이번 ‘외계+인’ 1부 보면서 김용화 감독이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을 얼마나 절묘하게 나누었는지 새삼 깨달았어요. 1편 ‘죄와 벌’만 봐도 재미있고 모든 게 종결돼요. 그런데 2편을 보니 혜원맥(주지훈 분)과 강림(하정우 분)의 과거가 드러나며 기대하지 않은 재미와 감동을 줘요. 2편 얘기는 얘기대로 흘러가면서요. 1부와 2부를 나누는 정석을 보여줬다 싶고, 이런 형식이기에 3부와 4부도 가능한 거죠.


유명준 : 앞서 홍 선배가 이야기했듯이 흑설과 청운의 이야기가 아예 다른 영화에서 풀려서 이번 영화로 끌고 왔다면 오히려 더 대박일 텐데. 시리즈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이야기. 이것도 사실 캐릭터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요. 꽤 흥미로운 캐릭터들도 많고요. 그런데 모아 놓고 보니까, 이야기를 어떻게 진행 시킬지 혹은 연결할지 끊을 지가 모호해졌어요. 외계 행성의 이야기, 청운과 흑설의 이야기, 김태리의 이야기 등의 이야기가 앞서 다른 형태로라도 설명이 된 후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나름 어마어마했을 것이란 생각도 했죠.


류지윤 : 맞아요. 이 많은 이야기, 캐릭터를 소개해서 1부는 약간 설명만 하다 끝난 느낌.


유명준 : 2부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잘 만들어졌다면, 사람들이 1부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1부부터 시작할 마음은 없다는 거지. 현재 스코어가 그걸 잘 말해주는 것이고.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재미는 있는데, 그 재미가 뭐랄까 여러 영화를 조합해서 나온 듯한 재미? 너무 장면들이 익숙해.


류지윤 : 네, 다양한 방식과 이야기의 영화가 나와 줘야한다는 의도가 있겠지만, 이번 성적으로 이런 이야기와 모험은 위축될 것 같네요.


홍종선 : 각 캐릭터 독립의 영화가 다 개봉한 후, 그걸 합한 게 이번 영화라다면 1부가 여기서 끝나도 2부를 기다릴 힘이 있었을 거야. 그런데 유 부장 말대로 캐릭터 구축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얽힌 이야기 전개하느라 바쁘고 그걸 따라가는 관객도 바쁜데 이야기가 중간에 뚝 끊기니까 ‘어리둥절’ 상태로 극장을 나오니 '와! 새롭다' '와! 재미있다!'가 가능하겠냐고요.


류지윤 : 전 처음 고려시대와 우주 비행선 로봇 등장할 때 ‘이질적인 게 오! 기대된다’ 였는데 여기서 끝.


홍종선 : 이 배경에는 최 감독만 잘못이 있는 게 아니에요. ‘최동훈이면 본다, 어떻게 끊어도 본다, 또 다시 2부 본다’ 라는 배급사와 제작사의 자만이 이런 화를 불렀다 싶어요. 여기서 ‘화’란, 손익분기점 800만인데 4분의 1을 못하고 있다는 것. 1주일 뒤 개봉한 손익분기점 600만의 한산: 용의 부활은 1주일 만에 손익분기점 절반을 했다는 것. 시작은 ‘킹덤’에 ‘터미네이터’ 등장하는 느낌으로 좋았지만 개봉 2주 동안 143만, 아픈 성적이죠. 저는 이번에 다시금 느낀 게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OTT 드라마 많이 본다 해도 영화는 영화다, 영화라는 장르의 기본 문법을 지켜야 한다, 하나의 작품은 한 편에서 일단 마무리가 돼야 한다. 그리고 매번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사랑했던 감독이어도 관객은 매번 냉정하다, 되레 기대치가 높아 실망이 더 클 수 있다.


유명준 : 사실 저도 영화 그 자체로 보면 나쁘지 않았어요. 어이없지만 소소한 웃음 코드, 배우들의 기본적인 믿음직한 연기, 익숙한 장면들이지만 그래서 더 편안한. 그러나 최동훈+김태리, 소지섭, 김우빈 등등이 합친 결과물이기에.


류지윤 : 전 정말 단 한 번도 웃지 못했어요.


유명준 : 음. 조우진과 염정아의 몸개그에 소소한 웃음이 터지지 않다니. ^^


류지윤 : 약간 피식? 저 유머 코드가 안 맞나 봐요. ^^


홍종선 : 조우진 염정아 배우 덕분에 난 키득키득 즐거웠는데. 젊은이 코드는 아닌가. 정말 최고의 콤비. 기쁜 소식 하나 스포일러로 전하자면 2부에서는 두 배우의 분량이 더 많다 합니다. 그리고 우리 무륵 비중 적으면 류준열 슬퍼해, 그 팬들도. 류준열 추가요.


유명준 : 아, 류준열. ^^ 너무 ‘전우치’ 느낌이. 조우진과 염정아의 느낌은 주성치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류지윤 : 저는 류준열 ‘전우치’ 오마주 할 때부터 불안했어요. ^^ 어쩌지? 왜 여기가 안 웃기지?


홍종선 : 류준열이 꽤 경쾌하게 연기했고, 몸도 가볍게 하려고 적어도 앞구르기, 백덤플링은 스스로 하려고 기계체조 배웠다니 얼마나 예뻐. 솔직히 저는 김우빈 연기도 좋았어요. 아쉬운 건 두 배우였는데. 우리의 그 재기발랄 김태리가 너무 보이지 않게 평범한 연기를 했다는 것, 우리의 김의성 배우가 너무 뻔하게 전형적 연기를 했다는 것, 흑흑.


류지윤 : 목소리부터 김의성이라 유추 가능.


유명준 : 김태리는 연기도 연기지만, 일단 분량이나 이런 부분도 확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홍종선 : 세상에 김태리를 데려다 요렇게 밖에 못 쓰다니, 흑흑. 그 유창한 딕션조차 빛나지 않음. 우리의 애기씨, 우리의 라희도를.


류지윤 : 딕션하니 또 생각나는 게. 외계인들의 대사가 들리다가 안 들리다가. 자막에 너무 익숙해졌나 봐요.


홍종선 : 외계인 대사, 영화 마지막도 그렇고 중요한 대사 많은데 잘 들리지 않음.


유명준 : 자막은 ‘한산’이 아니라 ‘외계+인’에서 더 필요했어.


홍종선 : 일본어보다 어려운 외계어.


유명준 : 진짜 외계인의 이야기 등 캐릭터 하나하나 설명하는 작품 혹은 웹툰이라도 제작한 후에 이 영화가 나왔으면 2부가 꽤 기대가 됐을 듯 싶어요. 초반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가드다’ 뭐 이런 식의 설명이 오히려 영화 보는데 이질감이.


홍종선 : 그리고 어떤 액션이든 전쟁처럼 피아 식별이 돼야 하는데, 누구를 위해서 혹은 무엇을 위해서 각자의 전쟁을 하고 있는 지가 명확하지 않아서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싶엉ㅅ. 액션영화이니 필요 없는 게 아니라 그 동기가 명확해야 그 발차기를 응원하게 되고 그 도술의 성공에 쾌감을 느끼는 건데.


류지윤 : 네, 특히 무륵 캐릭터가 그랬던 것 같아요 무륵이 왜 저렇게까지?


유명준 : 그렇지 김태리와 과거 만났던 것을 기억해낸 것도 아닌데, 너무 잘해주는. 신검 찾으러 갔다가 연인 만나는 분위기니.


홍종선 :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데, 비밀을 감추고 현상금 헌터로만 비추니 주연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돼. ‘반전이 있겠지’를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영화는 흘러가고. ^^ 뭐 남녀 사이야 3~4초면 반한다고 하니 ‘반했네’ 로 치부하더라도. 각 인물들을 현상부터 보여줄 때는 진짜 자신감이 있다는 건데, 그 결과는 음.


유명준 : 그래서 앞서 지윤이 말이 공감되는 게 ‘기억나는 장면 혹은 대사가 없다’라는 말. ‘무릇 도사란 바람을 부르고’는 ‘전우치’에서 나온 것이고. ^^ 이번에 보면서 정말 이제 ‘티켓 파워’라는 말이 잘 사용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홍종선 : 대사 하나 있음. ^^ ‘도는 갈고 닦아서 깨닫느냐, 문득 깨닫느냐. 두 가지가 있는데 나(무륵)는 후자다’. 관객이 문득 깨달아 주기를 기대하셨나 보옴, 이 영화의 매력을.


류지윤 : ^^ 전 기억을 짚어보면. 대사는 아니지만 ‘천둥 쏘는 여인'이란 표현이 제일 인상 깊네요(천둥=총).


유명준 : 깨달음의 반응을 관객들이 보이긴 했죠. 끝날 때 ‘어’라는 짧은 반응들을. ^^


홍종선 : ‘옴’는 모든 것을 깨달은 해탈의 단어인데. ‘어’는 전혀 다를 수 있네요.


유명준 : ‘종이의집’도 그렇고 ‘외계+인’도 그렇고. 각각 후편이 나왔을 때 다시 한번 여기서 이야기 나눠야겠네요.


류지윤 : 2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홍종선 : 이하늬 형사님도 정체를 드러내시고. 2부가 훨씬 재미있을 듯. 2부까지 보면 1부도 더 재미있게 느껴질 거예요. 그러나 ‘외계+인’은 내가 월 이용료 내고 보는 여러 콘텐츠 중 하나가 아니라 딱 ‘외계+인’ 1부 만을 위해 비용을 지불한 것인 만큼 이런 식의 전개와 마무리는 아니었다 싶습니다. 영화에게도, 관객에게도. 1부 본 사람, 2부 반값 할인도 아닐 텐데.


유명준 : 뭐, 1부가 추후 OTT에서 공개된 후 반응이 어떨지 그리고 그것이 2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흥미롭고요.


류지윤 : 2부가 재미있을 거라는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 '정말 보고 싶지가 않다'라는 감상.


홍종선 : 어떻게든 2부까지 해서 비슷하게라도 손익분기점을 맞춰야 할 텐데요. 단순히 최 감독과 아내인 안수현 제작사 대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여러 투자사를 위해서 만이 아니라, 이러한 대작의 흥망은 향후 한국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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