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힘의 정체..슈퍼 파워 달러

입력 2022. 8. 1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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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이다. 서독에 광부로, 간호사로, 그리고 뜨거운 중동의 사막으로 사람들이 몰려갔다. 그때 우리는 그들에게 ‘달러를 벌어오라’고 외쳤다. 그렇다. 달러는 그때나 지금이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돈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의 위세는 몇 차례 부침은 있었지만 여전히 ‘슈퍼 파워’이다. 그렇다면 달러의 위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달러의 위력

필자의 직장생활 5년 차에 외환위기가 터졌다. 그에 앞서 고백하자면 필자는 대학 4년 동안 취직 걱정을 1도 하지 않았다. 물론 필자가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것은 절대 아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1995년까지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비록 원하는 직장은 아니더라도 취직은 할 수 있던 시절이다. 더구나 그 시기는 경제가 성장하고 돈이 잘 돌아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동네 개들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

당시 해마다 월급 인상도 꽤 쏠쏠했다. 월급 타서 열심히 돈 모으면 전세나 자가를 마련하는 것도 당연시되었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다. 사실 이게 뭔지도 몰랐다. 멀쩡했던 기업이 파산하고, 은행도 문을 닫고 집값은 하락했다. 월급은 당연히 감소하고 동료들이 하루 아침에 회사에서 쫓겨났다. 필자는 젊고 싼값의 노동자라 살아남았다. 그때 모든 것이 폭락할 때 유일하게 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환율과 은행 이자였다. 외환위기 전에는 1달러당 800원 정도가 거의 고정 환율이었다. 이 환율이 매일 가파르게 올랐다. 오늘은 1000원, 내일은 1100원으로 치솟았다. 그때 필자가 서랍이고 지갑이고 뒤져보니 수중에 약 500달러가 있었다. 정상 환율이라면 40만 원, 그런데 환율상승 덕에 이 돈이 매일 60만 원, 70만 원으로 올랐다. 그리고 은행들은 1억 원을 예금하면 150만 원 이상을 한 달 이자로 지급한다고 선전했다.

어느 날, 환율을 보니 1800원대. 필자의 500달러가 90만 원이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필자는 달러를 팔려고 친구와 함께 남대문 암달러시장을 찾았다. 달러상 할머니에게 500달러를 주니 지금도 기억하는 93만 원을 주었다. 필자와 친구는 말을 주고받았다. “야 조금만 더 있다가 팔 걸 그랬나. 이거 잘 하면 2000원 가겠는데.” 그러자 우리말을 듣고 있던 할머니가 소리를 쳤다. “야, 이놈들아. 나도 이 장사해서 먹고 살지만 2000원까지 오르면 나라 망해 이놈들아.” 순간 얼굴이 화끈해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것이 달러의 위력을 실감한 첫 번째 기억이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오늘도 그때의 기억이 또렷하다. 그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필자의 관심에서 달러는 멀지 않은 곳에 항상 있다.

그렇게 25년이 지난 2022년, 지금도 여전히 달러는 우리네 가정, 국가 그리고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슈퍼 파워이고 기준이다. 해서 미국의 경제가, 금융이 기침만 해도 전 세계는 감기에 걸리는 판이다. 미국이 치솟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전 세계는 같이 들썩인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고, 유럽도 올린다. 그로 인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대한민국의 ‘영끌’들은 이자 부담 상승에 거의 죽을 맛이다. 국제 원자재값도 상승하고 대신 부동산은 조금씩 하락하는 상황이 된다. 현재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거의 인플레이션의 저주로 불릴 만큼 상승하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빅스탭, 자이언트스탭을 뛰어넘는 울트라스탭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또 예정하고 있다. 이에 ‘1달러=1유로’는 무너지고 엔화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40엔을 넘었다. 우리 역시 예외가 아니다. 1300원을 넘나드는 환율은 어디까지 오를지 모를 지경이다. 이에 각 나라 외환시장이 흔들리자 주가는 빠지고 특히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돈이 급격하게 회수되면서 이 돈은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이는 간단한 이치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투자하면 금리 2%인데 미국이 3% 금리라면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돈을 빼서 미국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니 투자금이 빠지면 환율은 오르고, 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에서 외환을 사는 환율방어에 나서면 외환보유고는 줄어든다. 이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은 단연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이유이다. 미국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기 위해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했다. 이 스위프트는 전 세계 1만1000개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만든 전산망. 여기서 하루에 이루어지는 결제주문은 약 4200만 건에 달한다. 러시아는 약 300여 곳 은행, 전체 거래의 80%가 의존하던 스위프트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자 혼란에 빠졌다. 해서 러시아는 중동산유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에 석유와 천연가스의 루불화 결제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미국의 진정한 힘의 정체? 달러

미국의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대 생산국, 군사강국, 소비국으로 세계 GDP의 50% 이상을 담당하던 경제력, 대양을 지배하는 항공모함, 세계를 수백 번 파괴시킬 수 있는 전략핵무기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진정한 힘은 바로 달러이다. 이 달러는 세계 모든 경제 주체들이 가장 안전하게 여기는 궁극의 자산 두 개 중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금이다.

미국은 이 궁극의 안전자산인 달러를 무한히 찍어내도 전혀 두렵거나 지장이 없는 유일한 국가이다. 현재 국제 은행 간의 거래 대부분은 달러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또한 국제 간의 통상과 무역 거래의 통화도 달러이다. 게다가 ‘오일 머니’ 즉 세계 석유시장의 기준 거래 화폐 역시 머리 좋은 미국의 전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페트로 시스템’에 의해 달러가 유일한 존재이다. 이는 지난 40여 년간 불문율이다. 또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준비해두고 있는 외환보유고의 62%가 달러 표기 자산이다. 게다가 비자, 마스터 카드사의 전표 매입은 오로지 달러로만 하게 되어 있다.

물론 미국의 힘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한때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이던 미국이 현재 전 세계 총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세계 무역에서는 10%의 비율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글로벌 무역 거래의 50%가 달러화 결제이고, 신흥국 대외부채의 66%,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6%, 전 세계 증권발행액의 66%가 여전히 달러이다. 즉 세계의 모든 무역, 금융, 실물에서 이루어지는 결제의 모든 것이 바로 달러라는 이야기다.

이는 기축통화이기에 가능하다. ‘기축통화’는 세계 모든 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즉 세계 모든 나라들이 모여 협약을 통해 도장을 찍지 않아도 국제 거래에서 중심적인 통화로서 달러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기축통화는 국제무역 결제에 사용되고, 환율 평가의 지표가 되며 대외준비자산으로 인정되는 통화이다. 기축통화가 되려면 조건이 있다. 일단 유동성이 풍부해 많은 돈이 세계에서 유통되어야 하며 당연히도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갖춰야 하고, 그 통화의 발행국은 경제력은 물론, 정치, 군사적으로도 세계가 인정할 수 있는 국가여야 한다. 그 조건에 부합한 유일한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현재 전 세계에 유통되는 달러는 2019년 기준 약 1조7000억 달러. 이 중 70%가 미국 밖에서 유통되고 있다. 또 금융 거래와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도 미국은 압도적이다. 그 수치는 미국 달러화 63.5%이고 그 밖에 유로 20%,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가 각각 4.5%, 중국 위안화는 1.8%에 불과하다. 각국은 환율 방어와 금융 안정을 위해 다투어 달러를 구하고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있다. 이는 미국에게 이익이다. 외환보유고에 달러가 가득차면 외국 자본이 미국의 채권 시장으로 유입되고 미국은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뻔한 금융의 기본 논리, 즉 미국의 이익을 알면서도 각국이 달러에 목을 매는 것은 달러를 보유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발생, 화폐가치의 하락, 외환보유고 감소, 금융 위기가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달러의 시작

달러Dollar는 보헤미아 동전을 의미하는 네덜란드어 탈러Thaler가 유래이다. 달러는 독일어 요아힘스탈러Joachimsthaler를 줄여 쓴 탈러의 변형이다. 요아힘스탈러는 보헤미아 세인트요아힘스탈에서 은광을 소유하고 있던 쉴리크 백작의 지시로 1519년에 처음 제작된 은화. 이 주화는 독일에서 16세기부터 사용했는데 이후 달러dalerr, 달라dalar, 탈레로tallero 등으로 변했다. 영어권에서는 캐나다 달러와 함께 ‘벅Buck’이라 부른다. 이는 18세기 북미 모피상들이 대체통화를 쓰던 사슴 모피 벅스킨Buckskin에서 유래되었다.

미국에서는 1794년 최초로 은 달러가 주조되었다. 당시 스페인 페소의 무게와 가치를 차용했다. 미국은 독립 직후에 주조국을 설립했다. 이는 유럽에서 건너온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그때까지도 각각 자국의 화폐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영국의 기니와 실링, 스페인의 페소 등이다. 1775년 미국은 독립을 선언하고 영국과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에 필요한 것은 군인과 군수품, 이 모든 것은 돈으로만 해결이 가능했다. 해서 미국은 당시 13개 주가 합의해 통일된 돈을 발행했다. 이것이 미국 최초의 통일 지폐 ‘콘티넨털 노트’이다. 이 화폐는 약 2억4000만 달러가 발행되었고 이후 이 화폐의 가치는 급락했다. 독립을 쟁취한 미국은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에 민간은행을 설립하고 재무부를 구성했다. 초대 재무부장관은 미국 금융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렉산더 해밀턴으로 그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 설립을 주장했다.

1791년 미국 최초의 중앙은행을 설립했다. 하지만 각 주는 연방주의보다는 저마다의 자유와 독립을 더 원했다. 해서 중앙은행은 설립 20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중앙은행을 대체한 것이 바로 민간은행이다. 남북전쟁 시 민간은행 1500여 곳에서 9000여 가지의 화폐를 발행해 그야말로 화폐가 범람했다. 그러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 피해복구비 마련, 경기 불황을 경험하며 미국은 금융의 컨트롤 타워, 즉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 이후 탄생한 것이 1913년 바로 ‘미국연방준비제도FED’이다. 우리는 이를 ‘연준’이라 부른다.

▶미국 달러 전성 시대의 개막

달러가 세계의 통화로 등장하게 된 계기는 유럽에서 일어난 두 번의 세계대전 이후이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미국은

경제대공황의 후유증을 급격히 회복했다. 미국이 유럽에 무기, 군수품, 탄약을 공급하는 생산기지가 된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금을 안전한 미국으로 이송시켰다. 1944년 당시 미국의 금 보유량은 전 세계의 약 70%에 달했다. 당시 금은 모든 것의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미국은 달러의 가치를 금에 연동시키는 금본위제를 실시했다. 이는 금에 일정 가치를 부여해 통화량을 조정하고 금을 기반으로 통화를 유통시키는 정책. 당시 1온스당 달러는 35달러, 지금의 가치로는 약 250만 원이다.

1944년, 미국 주도로 세계 44개국의 재무장관들이 뉴햄프셔주 브래턴우즈에 모였다. 여기서 새로운 국제 통화와 통일된 금융 체제의 출발을 협의했다. 이것이 브래턴우즈 체제이다. 이 협의의 목적은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인정하는 것. 그리고 환율제 실시, 특별인출권 인정, 국제통화기금IMF 설립에 합의했다. 이 브래턴우즈 체제는 이제 세계 금융의 기준이 미국임을 천명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세계대전이 끝났다. 유럽은 폐허가 되었다. 경제를 재건하고 싶어도 돈이 없었다. 미국은 마셜플랜이라는 이름으로 4년간 유럽에 130억 달러를 투입하고 또 돈도 빌려주었다. 그 결과 영국이 미국에 진 빚은 전쟁 후 약 50여 년이 지난 2000년 초에나 갚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가 정립되고 유지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은 기축통화로서 세계에 달러를 많이 유통시켜야 했다. 그러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역에서 적자를 감수했지만 적자의 폭이 늘기 시작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냈다. 그러자 1960년대 이후 미국은 보유한 금보다 유통되는 달러가 늘기 시작했다. 이는 기축통화국 미국의 딜레마였다. 기축통화의 공급을 줄이면 경제가 위축되고 공급을 늘리면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를 예일대학교 트리핀 교수는 ‘트리핀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이제 달러를 들고 은행에서 금으로 바꿀 수 없게 된 것이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미국의 금융과 재정에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은 미국 달러의 금태환 중지를 발표했다. 그러자 달러 신용도가 급락했다. 이에 IMF는 1976년 ‘킹스턴 체제’를 마련했다. 각국이 환율을 시장 원리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한 것. 물론 미국의 경제력은 당시에도 세계를 압도했고 달러의 위력은 여전했다. 즉 달러가 예전에는 금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했다면 이제는 미국의 경제력과 신용도를 담보로 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미국의 달러는 여전히 강했다. 이에 일본과 한국 등은 저환율을 통해 수출을 늘렸고 이에 미국은 무역 수지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기 시작했다. 그 중 일본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미국은 일본의 성장에 위기를 느꼈다.

1985년 뉴욕 플라자호텔에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이 모였다. 그리고 인위적으로 달러의 평가절하 실시를 합의했다. 다른 나라의 화폐 가치를 상승시켜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환율 조정으로 일본의 성장세를 둔화시킨 것. 미국은 플라자협의를 통해 일본의 통화 가치를 상승시키면서 일본의 경제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후 1994년 중남미 외채위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2009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2011년 미국 국가 신용도 하락 등 미국도 슈퍼 달러의 부작용을 수없이 겪었다. 하지만 달러의 강한 위력은 여전했다. 물론 기축통화에 도전하고, 대체하기 위한 시도는 몇 차례 있었다. 특히 유럽은 유로화를 통해 새로운 기축통화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지중해 연안국의 경제 부실,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 상충 등으로 유로화는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다.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의 도전도 있었지만 아직은 요원한 실정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이후 엔데믹 상황이 도래했다. 미국은 팬데믹 기간 동안 막대한 경기 부양책을 썼다. 약 2조20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그야말로 살포했다. 이후 몇 년이 지나자 이렇게 많이 풀린 돈이 문제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 이제 미국은 시장에 뿌린 돈을 금리 인상을 통해 다시 거두어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달러의 위세는 여전히 기세등등해지고 있다.

달러에 대한 가벼운 몇 가지 상식

• 기축통화 딜레마

기축통화는 필연적으로 무역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이는 달러가 전 세계에서 유통돼야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고 기축통화 위치를 내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의 문제이다. 세계의 달러 유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무역에서 흑자를 볼 수는 없다. 적자를 봐야 미국과 무역하는 나라에 달러가 유통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국가 부채는 31조4000억 달러로 한화로 4경 원에 달한다. 물론 미국은 달러를 국외로 공급하면서 막대한 적자를 보는 것이 만성적인 문제이지만 생각보다 달러 가치는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 이는 기축통화의 장점이다. 달러를 찍어내도 물가가 쉽사리 올라가지 않는다. 막대한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저금리 유지할 수 있고 또 미국의 금융업은 제조업 생산력과 경쟁력 그리고 산업력이 뒤에 있기 때문이다.

• 외환보유액

국가가 국제수지 불균형 보전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하고 있는 외환채권으로 거의 달러화 표기이다. 2022년 6월, 각국의 외환보유고 순위는 1위 중국 3조1278억 달러, 2위 일본 1조3297억 달러, 3위 스위스 1조411억 달러, 4위 인도 6032억 달러, 5위 러시아 5874억 달러, 6위 대만 5489억 달러, 7위 홍콩 4650억 달러, 8위 사우디아라비아 4516억 달러, 9위가 한국으로 4477억 달러이고 10위는 싱가포르로 3453억 달러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조금씩 줄고 있다.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을 쓰기 때문이다.

• 달러 지폐의 주인공

1달러: 앞면 조지 위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뒷면 미국 국장. 유일하게 연방법으로 지폐 초상을 바꿀 수 없다.

2달러: 앞면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뒷면 독립선언 장면. 미국에서는 2달러 지폐가 ‘행운의 지폐’로 불린다. 이는 프랭크 시트트라가 2달러 지폐를 그레이스 켈리에게 선물했는데 그레이스 켈리가 모나코 대공비가 되었다는 데서 유래됐다.

5달러: 앞면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뒷면 링컨 기념관.

10달러: 앞면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 뒷면 연방 재무부.

20달러: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 뒷면 백악관.

50달러: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 뒷면 국회의사당.

100달러: 벤저민 프랭클린. 뒷면 독립기념관.

2015년 오바마 정부는 10달러 지폐 인물 교체를 검토했다. 하지만 미국 금융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해밀턴 교체에 이의가 많아 20달러 지폐의 앤드루 잭슨을 바꾸기로 했다. 앤드루 잭슨 대통령은 미국 원주민을 탄압하고 흑인 노예를 다수 거느린 인물. 해서 20달러 지폐 인물을 미국의 여성 흑인 인권운동가 해이럿 터브먼으로, 뒷면은 앤드루 잭슨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헌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계획은 2028년 이후 발행으로 미루어졌다.

[글 곽이현(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포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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