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생산자 물가 둔화에도 정점 의구심..나스닥 0.58%↓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지표들을 주시하며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 소식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에 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보다 명확한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한 여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7.16포인트(0.08%) 오른 3만3336.6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97포인트(0.07%) 떨어진 4207.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4.89포인트(0.58%) 낮은 1만2779.91에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유가가 상승하며 에너지주가 랠리를 나타냈다. 데본에너지는 전장 대비 7.34% 상승 마감했다. 마라선오일(+7.03%), 슐럼버거(+5.64%), 다이아몬드백 에너지(+5.35%) 등은 S&P500기업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오름폭을 기록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도 4.5% 올랐다.
반면 테슬라(-2.62%), 메타(-0.48%), 애플(-0.44%), 엔비디아(-0.86%), 마이크로소프트(-0.74%) 등 기술주는 약세였다.
전날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한 월트디즈니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구독자 수 증가 등에 힘입어 4.68% 뛰었다. 식스플래그 엔터테인먼트는 개장 전 발표한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며 18% 이상 급락했다. 화이자는 소송 논란으로 3.32% 떨어졌다. 이에 연루된 사노피 역시 3.33% 밀렸다.
투자자들은 전날부터 이틀 연속 나온 CPI와 PPI 등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했다. 이날 공개된 7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9.8% 올라 작년 11월(9.9%)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6월 상승폭(11.3%) 대비로도 상승폭이 확연히 둔화됐다. 특히 7월 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해 2년여만에 월간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도매 물가 상승분이 향후 소비자 물가로 전가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러한 PPI 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전날 발표된 7월 CPI 상승률도 8.5%로 6월(9.1%)보다 둔화한 모습이 확인됐었다. 이에 이날 오전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지표에 힘입은 랠리가 확인됐다. 하지만 장 후반 들어 분위기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표들이 Fed의 금리 인상을 막을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확산한 데다, 전날 CPI 지표 공개 후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따른 랠리가 지나쳤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이 쏟아지면서다.
미션스퀘어 리타이어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웨인 위커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면서도 "Fed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란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안토니 사그림베네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매우 높다"며 "Fed가 계속 금리를 인상해야 할 일이 많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9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59.5% 반영하고 있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뜻하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40.5%에 달한다. 최근 들어 매파 발언을 쏟아내온 Fed 당국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89%선으로 뛰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23%로 상승했다. 수익률 곡선은 한층 가팔라졌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2%이상 올라 20선을 나타냈다.
이날 공개된 실업 지표는 부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1만4000명 증가한 2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다.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수요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41달러(2.62%) 오른 배럴당 94.3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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