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피란민, 전쟁터에서 위로의 하나님 만나

최기영 2022. 8. 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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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엔 지금도 공습경보와 폭발음, 시커먼 버섯구름이 시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상처 입은 땅에 피난처를 선물해 온 이들은 지금도 '영혼의 오아시스'를 만들어 위로자와 치유자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

피란길에 오른 이들을 위해 기차역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고 20~30명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사역은 현지인 목회자들과 연대하면서 규모가 커져 지금은 2000여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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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칼루자 피란처에서
첫 수련회.. 정사라 선교사 부부 등
교제하고 구호품 전달하며 위로
우크라이나 전쟁 피란민들이 10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국경도시 칼루자에 마련된 피란처에서 정광섭 정사라(키예프연합교회) 선교사가 주최한 수련회에 참석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광섭 선교사 제공


6개월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엔 지금도 공습경보와 폭발음, 시커먼 버섯구름이 시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상처 입은 땅에 피난처를 선물해 온 이들은 지금도 ‘영혼의 오아시스’를 만들어 위로자와 치유자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

정사라(61·키예프연합교회) 선교사는 11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피란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수련회를 사흘째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위로를 받는 모습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선교사는 현재 슬로바키아 국경도시 칼루자에 머물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정 선교사는 남편 정광섭(63) 선교사와 함께 전쟁 직후 수도 키이우에서 800여㎞ 떨어진 국경도시 우즈호로드에서 피란처를 마련해 구호 사역 중이다. 피란길에 오른 이들을 위해 기차역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고 20~30명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사역은 현지인 목회자들과 연대하면서 규모가 커져 지금은 2000여명을 섬기고 있다.

지난 9일부터는 슬로바키아 칼루자에 마련된 피란처에서 첫 수련회를 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전시 총동원령으로 성인 남성 가족과 헤어진 여성과 어린이 100여명이 생활하는 곳이다. 3박4일 동안 이어지는 수련회에는 구호 사역을 함께 펼치고 있는 현지 선교단 2개팀이 힘을 보탰다. 정사라 선교사는 “‘힐링’을 주제로 함께 노래도 부르고 대화도 나누며 아이들과 뛰어노는 시간을 보냈다”며 “대부분 신앙이 없는 이들인데도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감격을 맛봤다”고 전했다.

정광섭 선교사는 난민을 향한 메시지를 통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했다”며 “수련회에서 함께 교제를 나누는 동안 서로를 위로하고, 우리를 소망으로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주 전 본래 사역지인 수도 키이우를 다시 찾았던 소식도 전했다. 피란길 구호 사역을 펼친 지 5개월여 만이었다. 정사라 선교사는 “다행히 교회와 사택 모두 폭격당하지 않았다”면서 “키이우에 잔류했던 성도들과 목소리로만 생사를 확인하다 5개월 만에 만나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회상했다.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난달 말엔 50여일 만에 키이우 주변 시설에 미사일이 떨어져 건물이 파괴됐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공습경보가 울린다. 단기적으로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협력 사역도 이뤄지고 있다.

정광섭 선교사는 “한국의 한 가구회사로부터 구호를 위한 매트리스 5만개를 지원받을 수 있게 돼 키이우 시정부와 면담을 갖고 폴란드 국경을 통해 반입할 수 있도록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정사라 선교사는 “전쟁의 땅에서 여전히 목숨 건 희생과 섬김 속에 하나님의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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