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1년에 한 두 차례뿐?..기후위기발 'N차 장마' 시대
이번 2차 장마처럼 장마철이 아닌 기간에도 집중호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장마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장마 개념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폭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발간한 장마백서에 따르면, 장마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를 일컫는 말로 남쪽의 열대성 기단과 북쪽에 한대성 기단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여름철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중부 지방을 기준으로 6월 23일에 시작해 7월 26일에 끝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장마가 끝난 이후 정체전선이 다시 강하게 발달하면서 8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600㎜가 넘는 폭우를 퍼붓는 등 장마철보다 더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통상 발생하는 여름철 장마와 8월 중하순에서 9월 초중순에 찾아오는 가을 장마 사이에 이례적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앞으로도 추가로 정체전선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 3차·4차 장마가 찾아올 수도 있다.
집중호우 빈도 증가…2차 장마 빨라져
공주대 대기과학과 장은철 교수팀은 ‘장마철 집중호우 특성 분석 및 예측성 향상 기술 개발’ 보고서에서 1961~2018년까지 기상청 15개 관측지점의 5~10월 강수량을 분석한 결과, 집중호우(시간당 30㎜ 이상) 빈도가 평균 1.2회에서 2회 이상으로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단기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또 가을 장마로 불리는 2차 장마 시기가 과거보다 앞당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중부 지방을 기준으로 7월 19일에 장마가 끝났지만, 8월 12일부터 연일 비가 내리는 2차 장마가 시작해 9월 중순까지 길게 이어졌다. 2020년에도 중부 지방에 54일 동안 비가 이어지면서 최근 30년 동안 최장기간의 장마로 기록됐다.
아열대 한반도…“6~9월 우기(雨期)로 봐야”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도 “(이번 폭우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면서도 “수증기량이 과거에 비해 많아지고 해수면 온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여름철 폭우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가 충분히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는 만큼 이제 동남아시아처럼 장마 대신 6~9월까지를 ‘우기(雨期)’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온도가 올라가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최대 수증기의 양은 두 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기온보다 수증기가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이번 폭우와 같은 집중호우가 장마철뿐 아니라 6~9월 사이에 언제든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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