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K리] ② 강원 중간결산 : 김대원+양현준 맹활약으로 파이널A가 눈앞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시즌 초반에는 강등권이었지만, 어느덧 어엿한 중위권이다. 강원FC가 파이널A에 진입할 수 있을까.

11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4라운드 순연경기를 가진 강원이 대구FC를 1-0으로 꺾었다. 후반 41분 갈레고가 먼 거리에서 때린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강원은 부진을 딛고 반등 중이다. 시즌 첫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거뒀으나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인 스트라이커 디노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13경기 1승 5무 7패에 그쳤다. 인천유나이티드에 1-4로 대패한 17라운드 종료 시점 순위는 최하위 성남FC에 승점 4점 앞선 11위였다.

반전은 6월 말부터 시작됐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정협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새 외국인 공격수 발샤가 합류했다. 스트라이커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좌우에 배치된 김대원과 양현준이 '대폭발'하기 시작했다. 앞서 17경기 16골에 그쳤던 강원의 득점력은 9경기 19골로 치솟았다. 공격력이 불을 뿜으면서 승점을 쌓는 속도도 빨라졌다. 9경기 만에 이전 17경기보다 3점 많은 승점 18점(6승 3무)을 획득했다. 그리고 마침내 파이널A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6위 수원FC와 승점 동률인 7위다.

상승세의 주역 김대원은 믿기 힘든 수준의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을 발휘했다. 최근 9경기 4골 9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도움 1위, 공격포인트 2위다. 토트넘홋스퍼와의 '쿠팡 플레이 시리즈' 경기를 통해 큰 주목을 받게 된 양현준도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두 선수가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고르게 준수하다. 주장 김동현과 서민우의 중원 조합, 베테랑들로 구성된 스리백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왼쪽 윙백 정승용도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정승용의 반대쪽에는 신예 김진호가 깜짝 활약을 펼치며 중용 받는 중이다. 케빈과 갈레고가 가세하고 한국영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조금씩 로테이션을 가동할 여력도 생기고 있다.

파이널A 진입의 관건은 남은 기간 공격력을 어느 정도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가 될 전망이다. 김대원이나 양현준이 상승세 기간 보여준 활약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김대원은 최근 9경기 동안 올린 기록이 개인 '커리어 하이' 시즌과 동률이다. 시즌 9도움이 모두 이 기간에 몰아서 나왔다. 축구는 평균회귀의 법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 종목이지만 지금 상승세가 끝까지 유지되긴 힘든만큼 침묵하는 기간이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K리그 2년 차인 양현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만큼 이미 상대 팀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두 선수는 최근 2경기에서 연이어 침묵했고, 강원은 2경기 2골에 그쳤다. K리그는 상대 장점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발달한 리그다.

강원의 실점이 적지 않은 편이라 공격력 유지가 되지 않으면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 강원은 성남, 수원FC에 이어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39실점을 기록 중이다. 9경기 6승을 거두는 동안에도 화력에 가려졌을 뿐 경기 당 1골이 넘는 13실점을 허용했다. 무실점 경기는 2경기뿐이었고, 멀티 실점 경기는 6경기에 달했다.

파이널 라운드 이전까지 남은 경기는 7경기다. 강원의 일정은 나쁘지 않다. 리그 최상위 3개 팀과의 경기는 없고, 현재 순위 기준 상위 6개 팀보다 하위 6개 팀과의 경기가 더 많이 남아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경기는 다음 경기다. 강원은 15일 오후 6시 6위 수원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이슈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주간 기획 기사 시리즈 '하드K리'를 마련했다. 더 풍부한 내용은 팟캐스트 '뽈리FM'의 프로그램 '하드K리'를 통해 전한다. 팟빵과 오디오클립을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