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볼턴·폼페이오 암살 계획" 위장한 美정보원에 걸렸다
NYT "첩보 소설 줄거리 같아"
백악관, 성명 내고 이란에 경고
이란 외무부 "근거없다" 부인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시 주요 인사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 대한 암살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 법무부는 볼턴 전 보좌관 등의 암살을 교사한 혐의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샤흐람 푸르사피(45)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30만 달러(약 3억9000만원)에 암살자를 고용해 볼턴 전 보좌관을 살해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현재 수배 중으로 이란에 있을 것이란 추정이다.
미 법무부는 이 시도를 지난 2020년 1월 이란 군부 권력자 거셈 솔레이마니가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NYT는 이 계획은 암살자로 가장한 미 연방 정부의 비밀 정보원에 의해 좌절되기 전까지 "첩보 소설의 줄거리처럼 소름끼칠 정도로 정교하게 추진됐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푸르사피는 2021년 10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한 미국인에게 "볼턴을 추적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유는 "집필 중인 책에 필요하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이 미국인은 푸르사피에게 이 일을 대신해 줄 다른 사람을 소개해줬는데, 그 사람의 정체는 미 연방 정부의 비밀 정보원이었다고 한다.
푸르사피는 암호화 메시지앱을 이용해 그에게 연락했고, 볼턴에 대한 살인 청부 비용으로 30만 달러를 제시했다. 푸르사피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이란 정부와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고 미 법무부는 전했다.
하지만 암살자를 가장한 이 정보원은 볼턴 암살을 차일피일 미뤘고, 솔레이마니 사망 2주기(2022년 1월 3일)에도 암살이 이뤄지지 않자 푸르사피는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푸르사피는 이 정보원에게 볼턴 암살에 성공할 경우 '두 번째 임무'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가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준다고 약속한 '두 번째 임무'는 폼페이오 전 장관 암살을 의미한다고 NYT, 악시오스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볼턴과 폼페이오 모두 트럼프 정부 시절 대이란 강경파로 꼽혔다.
그러나 결국 이 암살 계획은 미 정보 당국에 그대로 보고돼 무산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당장 많은 것들을 공개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며 "이란의 지도자들은 거짓말쟁이고, 테러리스트이며 미국의 적"이라고 규탄했다.
미 백악관은 10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폭력과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모든 미국인을 보호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이란이 미 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을 포함해 우리 국민 중 누구라도 공격한다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미 정부의 이번 기소에 대해 "근거 없는 모략"이라며 부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학두 "7~8번 수술에 코 녹아내렸다"…병원 "관리 잘못"
- "주승용 될거냐" 비난 폭발…'개딸' 심기 건드린 고민정 한마디
- "사람 죽는데 철없다" "아직 중학생"…논쟁 부른 정동원 사진
- 대통령실도 떤다 "폰·PC 싹 가져가"…조직원도 비밀 '공직감찰'
- 법정서 "나쁜X" 우산으로 때린 시어머니…이은해 반응은 이랬다
- [단독] 아파트 덮친 그 옹벽…구청, 6월 균열 알고도 방치했다
- 범죄 막아준 든든한 '무기', 폭포비 그날밤 '흉기'로 돌변했다
- 국민 고통 때마다 나선다…유재석, 폭우 피해에 또 1억 쾌척
- 송중기가 100억에 산 이태원 집, 6년 만에 200억 됐다
- "고맙다, 잘가라"…폭우에 잠긴 BMW, 차주가 공개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