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균 연봉 1억6천 시대..경영환경 비상

임채현 2022. 8. 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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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 9% 인상..TSMC보다 1인 평균 6200만원 높아져
업계 "이미 조세·인력·인건비 부담 큰 상황인데.." 우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전경.ⓒ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첫 노사 임금협상을 단행하며 올해 임금을 9% 인상했다.이미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에 비해 여러 경영 환경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던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인력수급은 모자라는 상황에서 임금 격차는 더 커져버려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삼성전자측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0일 기흥캠퍼스에서 노조와 2022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창립 53년 만에 노조와 임금협상을 단행한 것이다. 기본인상률 5%에 성과인상률 평균 4%를 더해 평균 9%의 임금 인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직원 1인 평균 연봉은 1억4400만원이다. 전년도 1인 평균 연봉이 1억27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약 13.4% 오른 금액이다. 작년 삼성 노사협의회는 임금조정 협의를 통해 평균 7.5% 인상률을 결정했지만 실제로는 성과급 등의 각종 인센티브가 더해져 두 자릿수 인상 이상의 효과를 냈다.


기본 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더해 정해지는 만큼 실제 개인별 오차는 있지만 올해 평균 임금이 9% 가량 인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직원 1인 평균 연봉은 약 1억5700만원이 된다. 올해 인상률 9%는 최근 10년 안에 최대 인상률이었던 지난해 7.5%보다도 1.5%p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의 임금 인상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기업 이익이 증가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해야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경제성장률(약 2.3%) 등을 감안했을 때 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러한 임금 인상이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0일 발표한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요인 비교' 자료. ⓒ데일리안 박진희 웹디자이너

삼성전자 파운드리 최대 라이벌 TSMC와 놓고 비교해봤을때 이는 극명히 드러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도 삼성전자 인건비는 TSMC(9500만원)보다 임금이 평균 4900만원이 높은 상황으로 부담이 컸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평균 임금 차이는 대략 6200만원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문제는 단순 인건비 차이 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인력 수급, 조세, 임직원수 차이를 고려했을 때 여러가지 경영 환경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TSMC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이다. 인력규모의 경우 TSMC 임직원수가 6만 5152명인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임직원수 6만 3902명 중 파운드리 사업부 소속은 약 2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3배 차이가 난다.


회사규모 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대만 20%에 비해 5%p나 높다. 새 정부의 세제개편안 추진으로 22%로 낮아질 예정이지만 그럼에도 대만보다 2%p 높은 상황이라 기업 경영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법인세를 22%로 낮췄을때 삼성전자는 1년에 1.6조의 세금을 내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관련 인재 육성 부분에서도 대만은 연간 관련 인재 1만명을 키워내고 있지만 한국은 연간 1400명 육성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 CXO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삼성전자의 인건비율 변동 현황엔 특징이 있다.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4대 기업안에 꼽히는 타사와 다르게 인건비율이 유일하게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인건비율 상승이 '8%냐 7%대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론은 9%가 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마저도 노조가 요구하던 15.7%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치"라며 "역으로 말하면 노조의 요구가 사실상 터무니없는 억지라는게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석 한국경제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분에서 TSMC를 따라가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지만, 어떤 부분이 우리 약점인지를 살펴봤더니, 조세나 인력이나 임금 문제"라며 "이미 경영 측면에서 국내 기업이 불리한 상황이 많은데 여기서 임금을 인상하면, 자연히 경쟁력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 상승 부담이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지나친 임금 상승은 기업의 투자 환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3나노 선점 등으로 TSMC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데, 경영 부담이 커지면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토로했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최근 "물가 인상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 부담이 크다"고 오너 입장에서 발언한 바 있다.


한편, TSMC는 지난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175억 29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약 53%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2위인 삼성전자 매출(53억 2800만 달러)의 3배가 넘는 수준이며, 점유율 역시 3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약 1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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