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현금 보유량 증가..경기 불확실성에 투자 기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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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 둔화로 투자 기회가 줄면서 벤처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규모도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가 7월 기준 5390억달러로 지난해 연말보다 1000억달러 가량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금융정보업체 프레퀸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주목받던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투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 하락으로 주춤한 것도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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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경기 둔화로 투자 기회가 줄면서 벤처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규모도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가 7월 기준 5390억달러로 지난해 연말보다 1000억달러 가량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금융정보업체 프레퀸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라이 파우더는 벤처캐피털이 끌어모은 자금 중 아직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을 뜻한다.
물가 상승,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자제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벤처캐피털의 투자 건수는 3374건으로 올해 1분기보다 24% 줄었다.
최근 주목받던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투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 하락으로 주춤한 것도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피치북에 따르면 가상화폐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 올해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 규모는 210억달러로 지난해 310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2분기에는 가상화폐 관련 거래 건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또 다른 금융정보업체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2분기 가상화폐 관련 거래 건수는 435건으로 1분기보다 10% 줄었다.
하지만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고 올해 드라이파우더 증가가 특이하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벤처캐피털의 드라이파우더는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닷컴 거품이 붕괴된 2000년대 초반과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을 제외하면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는 꾸준히 늘었다.
회계업체 언스트앤영의 제프리 그라보우 이사는 "벤처캐피털이 꾸준히 자금을 유치하는 이유는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피치북과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벤처 캐피털이 올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지난해 연간 조달 규모의 거의 90%에 육박한다.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주춤하고 있지만 벤처캐피털이 투자자 자금을 확보하는 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셈이다.
지난해 스타트업들이 많은 자금을 유치한만큼 올해 스타트업의 자금 수요가 줄어든 점도 벤처캐피털의 드라이 파우더가 증가하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벤처캐피털 인사이트 파트너스의 힐러리 고셔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지난해 많은 자금을 유치했고 올해 자금 유치를 원하는 기업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파트너스도 1분기에 80건 투자를 결정했으나 2분기에는 투자 건수를 75건으로 조금 줄였다. 고셔 이사는 "스타트업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스타트업 창업주들이 자금 조달 계획을 좀더 길게 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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