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37.5도 제주 푹푹 찐다..한반도 역대급 '극과 극 날씨' 왜

천권필 2022. 8. 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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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전북 군산시 남북로 교차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충청과 남부 지방에 300㎜가 넘는 폭포비가 쏟아졌다. 정체전선은 12일까지 최대 100㎜ 이상의 비를 더 뿌린 뒤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600㎜가 넘는 물폭탄을 쏟아낸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충청과 전북 등에 시간당 최대 100㎜에 이르는 폭우가 내렸다. 이에 따라 세종과 대전, 충청·전북 일부 지역에는 한때 호우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는 8일부터 11일 오후 4시까지 경기 양평(용문산)이 641㎜의 비가 내리면서 가장 많은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 동작구(기상청)는 577.5㎜를 기록하는 등 서울에도 5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2일까지 충청과 남부지방, 낮에는 제주도에 최대 100㎜가 넘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전라도가 20~70㎜를 기록하겠고, 10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도와 경상도, 제주도는 5~4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이후 세력이 약해진 정체전선은 12일 중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역대급 폭염 왜?


10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정체전선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제주도는 역대급 폭염을 기록하는 등 극과 극 날씨를 보였다.

제주기상청은 10일 낮 최고 기온이 37.5도를 기록해 1923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42년 기온과 같지만, 최근 기록을 더 높은 순위에 두기 때문에 이날 최고 기온이 역대 1위가 됐다.

이렇게 서울과 제주가 극과 극의 날씨를 보인 건 한반도에 머무는 정체전선의 영향이 크다. 서울 등 수도권에 정체전선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흐리고 많은 비가 내린 것과 달리 정체전선으로 인해 남쪽으로 밀린 아열대 고기압이 제주에 따뜻한 수증기를 지속해서 유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한 햇볕까지 더해졌고, 한라산의 푄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푄은 높은 산을 넘어온 공기가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면서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제주가 이렇게 무더운 건 남쪽에 위치한 아열대고기압이 가진 열이 충분하다는 뜻”이라며“지금은 찬 공기에 밀려서 내려갔지만 이후 북쪽으로 올라오면 (내륙 지역에도) 다시 무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 지나 또 강한 장맛비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정체전선이 12일 소멸하면서 주말 동안에는 비가 전국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말 이후 또 정체전선이 재활성화하면서 15일 밤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광복절 이후인 15일 밤부터 16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7일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분석관은 “열대저압부로 변질한 7호 태풍 ‘무란’이 남긴 수증기가 재활성화된 정체전선으로 공급될 것으로 분석돼 비의 강도가 지난 8일보다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다”며 “기존에 많이 내린 비로 인해 지반이 이미 약해져 있고 적은 비에도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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