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우영우와 공정 사회

김상기 입력 2022. 8. 1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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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인사말만 따라 했는데도 웃음이 터져 나올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뜨겁다.

하나는 우영우가 회전문 들어가기 전에 왈츠 박자를 맞추는 것처럼 나도 현관으로 들어서기 전에 스텝 좀 밟아야 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거실에서 대기하는 딸에게 '우투더영투더우' 인사를 주고받은 뒤 래퍼처럼 '하!' 하면서 마지막 동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마침 우영우 동료 변호사인 권민우의 언행을 두고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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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콘텐츠퍼블리싱부장


‘우투더영투더우~ 동투더그투더라미~ 하!’

어쩜 이렇게 인사말만 따라 했는데도 웃음이 터져 나올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뜨겁다. 우리 집도 예외가 아니어서 드라마 방송되는 날을 가족이 손꼽아 기다린다. 특히 중학생 딸은 ‘우영우 앓이’ 중인데, 덕분에 나에겐 퇴근할 때마다 꼭 해야 하는 의식이 두 개나 생겼다. 하나는 우영우가 회전문 들어가기 전에 왈츠 박자를 맞추는 것처럼 나도 현관으로 들어서기 전에 스텝 좀 밟아야 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거실에서 대기하는 딸에게 ‘우투더영투더우’ 인사를 주고받은 뒤 래퍼처럼 ‘하!’ 하면서 마지막 동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두 임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그날 난 집 안으로 들어설 수조차 없다.

애초 별로 내켜 하지 않는 가족에게 이 드라마를 보자고 제안한 건 나였다. 가족이 함께 드라마를 보면서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진로를 고민하는 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마침 우영우 동료 변호사인 권민우의 언행을 두고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권민우는 우영우가 독단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무단결근을 계속하는데도 퇴사 처리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또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도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를 지닌 탓에 취업하지 못한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 뒤늦게 입사하는 과정에 모종의 청탁이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낙하산’이라고 여긴다.


권민우 주장에 일리가 있지 않으냐는 딸에게 인터넷에서 유명한 ‘야구 경기를 보는 사람들’ 그림을 보여 주었다. 키가 제각각인 세 사람이 야구장 울타리 밖에서 경기를 보려고 서 있다. 세 사람에게 똑같은 높이의 상자를 주는 건 ‘평등(Equality)’이다. 똑같이 골고루 나눠줬으니 잘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상자 없이도 야구 경기를 볼 수 있었던 키가 가장 큰 사람에게 상자는 차고 넘치는 혜택이다. 반면 키가 가장 작은 사람은 상자를 밟고 올라서도 야구 경기를 여전히 보지 못한다. 상자 3개를 디뎠는데도 암울한 현실은 그대로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키가 가장 큰 사람에게 줄 상자를 가장 작은 사람에게 몰아주면 된다. 그럼 세 사람 모두 야구 경기를 보며 환호할 수 있게 된다. 그게 바로 ‘공평(Equity)’이다. 물론 울타리가 없는 야구장이야말로 최고로 공정한 사회겠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장애와 같은 어쩔 수 없는 개인의 사정에 맞춰 기회를 제공하거나 혹은 더 가진 이들에게 더욱 높은 배려와 희생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정 사회 아닌가.

국민대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연구 부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자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려 8개월간 조사한 결과치고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함량 미달의 내용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부 논문 내용은 인용부호나 참고 문헌도 없이 100% 똑같다는데도 표절이 아니라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표절 논란이 된 논문 원저자는 물론 국민대 학생과 교수까지 나서서 과연 공정한 검증이었냐며 아우성친다. 영부인이라면 더 높은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느냐는 비판이다.

문재인정부를 “위선 정권”이라고 비판하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윤석열정부의 출발 성적표가 낙제점 수준이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3%에 불과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라면 정말 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김상기 콘텐츠퍼블리싱부장 kitti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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