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새 뇌관 '모기지 보이콧 운동'.. 상환 거부 대출 190조원

백재연 입력 2022. 8. 1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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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꼬리 건물'은 중국에서 미완성 건물을 칭하는 말이다.

BBC는 10일(현지시간)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모기지 상환 거부운동이 중국 경제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모기지 상환을 거부하는 이들은 중국 내 320여개의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집을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모기지 보이콧 운동은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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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 능력 있어도 상환 거부
中 GDP 부동산 비율 3분의 1
중단사업 완료에 582조원 필요
중국 시안시에 있는 산시성 은행 감독국 앞에서 지난달 14일 공사 중단으로 입주하지 못한 1000여명의 피해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썩은 꼬리 건물’은 중국에서 미완성 건물을 칭하는 말이다. 겉으로는 완성된 건물처럼 보이지만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물도 나오지 않는다. 승강기는 물론이고 하수도 시스템도 없다.

요즘 중국에서는 썩은 꼬리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공사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와 실직 그리고 급여 삭감 등의 악재가 더해지면서 분양받은 일부 주택 구매자들이 ‘모기지 보이콧 운동’을 시작했다.

BBC는 10일(현지시간)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모기지 상환 거부운동이 중국 경제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모기지 상환을 거부하는 이들은 중국 내 320여개의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집을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료에서 중국에서 상환 거부된 대출이 총 1450억 달러(190조225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모기지 보이콧 운동은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는 다르다. 과거 미국에서는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도 돈을 빌려준 것이 문제였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지불 능력이 있음에도 모기지 상환을 거부하고 있다. 경제가 침체하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고용도 불안정해진 탓이다.

딩솽 스탠더드차타드은행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무너지는 세계의 다른 지역들과 달리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정부가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모기지 보이콧 운동은 부동산 재정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0일 중국 정저우 인민은행 앞에서 시민들이 예금 인출 동결 해제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3분의 1에 달한다는 점이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개발업체가 한번에 여러 주택 분양 사업을 실시하고, 주택 구매자들에게 받은 자금을 건물 완공에 사용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모기지 보이콧 운동이 진행될수록 부동산 투자업뿐만 아니라 임대·중개 서비스는 물론이고 건물에 들어가는 가전산업과 건축 자재까지 연달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 내에서 중단된 주택 분양 사업을 완료하는 데는 약 4440억 달러(581조8620억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선임연구원은 BBC에 “중국 정부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난 30년간 경제는 부동산에 매우 의존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고성장 시대는 아마도 이제 막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지방정부에 책임을 지우고 있다. 이에 지방정부는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보증금을 낮춰주고 세금 환급과 현금 보조금을 제공하고 주택 개발업체에는 구호기금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딩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중앙정부와 규제기관이 개입해야 할 때”라며 “부동산은 중국 경제에 너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부 기업의 문제를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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