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내 법정에 간 이준석 대표, '정치의 사법화' 우려된다

2022. 8. 11. 0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끝내 냈다.

국민의힘이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당대표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법정 싸움이 끝날 때까지 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끝내 냈다. 국민의힘이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당대표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에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법정 싸움이 끝날 때까지 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치는 법전에 쓰여진 대로 판단하는 사법의 영역과 다르다. 14개월 동안 맡았던 당 대표 자리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더 나은 해결책이 없는지 지금이라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이 대표는 무척 억울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20%대 후반일 때 당 대표에 당선돼 ‘젊은 바람’을 일으키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는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버려졌다는 것이다.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사퇴를 선언한 최고위원들이 전국위 소집을 의결하는 등 절차적 하자가 명백해 법적으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나라 안팎의 위기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이런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된 뒤 ‘한심한 인식’ ‘양두구육(羊頭狗肉)’ ‘삼성가노(三姓家奴)’ 같은 자극적인 말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것도 당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선을 넘은 행동이다. 이 대표가 어떤 명분을 내놓아도 그런 싸움은 선거에서 이긴 정당에서 으레 벌어졌던 공천권 싸움과 권력 다툼으로 비춰질 뿐이다.

이 대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윤 대통령은 취임 3개월 만에 국정 수행의 동력을 잃어 가고 있다. 지지율 하락은 윤 대통령 책임이지만 야당과 협력해 정국을 이끌어야 할 국민의힘이 내홍을 거듭하는 탓도 적지 않다. 90%가까운 전국위원이 비대위 전환에 찬성한 것도 더 이상 당이 국정 운영의 부담이 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그런데 취임 당시 젊은 피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 대표가 지금은 비아냥과 조롱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정치인으로 보일 뿐이다. 국민의힘에 부족한 청년 지지층을 대변한다지만 극단적 젠더 갈등에 편승했다는 비난도 거세다. 그런 평가를 극복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도 이 대표 자신의 몫이다.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는 말만 계속해서는 누구에게도 비전과 희망을 주지 못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