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공부·운동하러 들락날락.. 아이들이 웃는다

장창일 2022. 8. 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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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수욕장까지 500m쯤 남았을까.

길 오른쪽으로 '들락날락 센터'(센터장 이은성)가 보였다.

이런 결핍이 들락날락 센터를 만든 동기였다.

"들락날락이라는 이름을 제가 지었거든요. 언제나, 누구든 편히 드나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센터의 모토가 '마음의 구김살이 펴지는 곳'입니다. 아이들이 걱정은 내려놓고 웃음만 가져가는 곳이죠.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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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 시골마을에 들어선 놀이공간 들락날락센터
제주 행원교회 김요한(오른쪽 네 번째) 목사와 임영선(오른쪽) 사모가 지난 5일 제주도 구좌읍 들락날락 센터에서 동네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수욕장까지 500m쯤 남았을까. 길 오른쪽으로 ‘들락날락 센터’(센터장 이은성)가 보였다. ‘들락날락’이라는 부사가 주는 느낌이 신선했다.

센터는 행원교회(김요한 목사)가 올해 어린이날 문을 연 복합 놀이공간으로 956㎡(289평) 규모의 3층 건물이다. 지난 5일 센터에 들러보니 대도시 키즈카페와 견줘도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놀이시설이 나타났다.

어린이들은 대형 그물 정글짐과 볼풀을 오가며 정신 없이 놀고 있었다. 트램펄린과 미끄럼틀, 농구대 옆에도 삼삼오오 모여 어울리고 있었다.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까지 마련한 들락날락 센터는 문화·교육 인프라를 찾기 어려운 시골 마을에서는 등대와도 같은 공간이 됐다.

이런 결핍이 들락날락 센터를 만든 동기였다. 김요한(46) 목사는 “2017년 행원교회에 부임해보니 동네에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학원을 가려 해도 옆 마을까지 멀리 다녀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웠다”고 회고했다.

1950년 설립 이후 긴 세월 이웃 교회의 도움을 받던 교회의 지지가 필요했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교회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어린이를 위한 사역을 해야 한다고 교인들을 설득했다.

교회 마당 빈 땅에 들락날락 센터를 세우기로 한 건 2019년의 일이었다. 처음에는 공간만 만들려고 했지만 설계 과정에서 키즈카페에나 있을 법한 놀이시설을 마련했다고 한다.

일이 커진 건 기도 덕분이었다. 옆에 있던 임영선(44) 사모는 “절실함으로 건축을 시작했고 교인들은 그 과정에서 기도하면서 다음세대를 향한 꿈을 키웠다”면서 “교인들이 꾼 꿈이 지금과 같은 공간을 만든 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교인들의 꿈은 아이들에게 선물이 됐다. 교회 맞은편에 있는 구좌중앙초등학교는 물론이고 병설유치원 학생과 교사들은 들락날락 센터의 단골이 됐다. 입소문이 나면서 옆 동네 유치원들도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예약 전화를 하고 있다.

2018년이 돼서야 자립한 시골의 작은 교회가 센터를 건축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교인들의 헌신과 후원자 2000여명의 십시일반으로 적지 않은 건축비를 마련했다.

김 목사는 “여전히 건축 부채가 많이 남았지만 센터를 드나드는 아이들의 밝은 얼굴을 보며 보람과 힘을 얻고 있다”면서 “우리처럼 작은 교회가 한 일을 보고 문화와 교육 인프라가 소외된 전국의 여러 지역 교회에도 어린이·청년 센터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대 인사를 전했다. “들락날락이라는 이름을 제가 지었거든요. 언제나, 누구든 편히 드나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센터의 모토가 ‘마음의 구김살이 펴지는 곳’입니다. 아이들이 걱정은 내려놓고 웃음만 가져가는 곳이죠. 어서 오세요.”

제주=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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