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코딩 교육 스타트업..코딩 덕분에 불황 모르는 '개발자 사관학교'

반진욱 2022. 8. 1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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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 홀로’ 질주를 이어가는 분야가 있어 주목받는다. 바로 ‘코딩 교육’ 업계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DT), 정부의 개발자 지원 정책, 개발자 취업 붐 등 호재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코드스테이츠·팀스파르타 등 주요 코딩 교육 업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단순 성장세만 돋보이지 않는다. 빅3 3곳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성장성은 물론, 재무적 안정성까지 갖춘 이들의 활약에 IT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 엘리스는 간단한 교육 틀과 쉬운 강의로 인기가 많다. b2c 교육 시장은 물론 b2b 서비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엘리스 제공)

▶역대급 실적 경신

▷최대 실적 넘보는 스타트업들

코딩 교육 스타트업의 실적 성장세는 눈에 띄게 도드라진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의 빅3로 꼽히는 팀스파르타·코드스테이츠·엘리스 3곳 모두 세 자릿 수 넘는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을 자랑한다.

2019년 매출 1억원을 내는 데 그쳤던 ‘팀스파르타’는 2021년 매출 105억원을 거두며 급성장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30억원을 기록했다. 신생 스타트업으로서 드물게 ‘흑자’ 기업 반열에 올랐다. 올해 분위기는 더 좋다. 상반기(1~6월) 실적만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겼다. 올해 상반기 팀스파르타는 매출 10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거뒀다.

코드스테이츠는 올해 상반기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3%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651% 급등했다. 영업이익률은 21.4%로 지난해(10.3%) 대비 2배가 넘는다.

2021년 매출 110억원을 넘긴 엘리스도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엘리스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매출을 넘어 무난히 회사 역사상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코딩 교육 기업 왜 잘나갈까

▷디지털 전환 열풍 ‘최대 수혜주’

코딩 교육 업계가 역대급 호황을 누리는 배경에는 ‘개발자 부족’과 ‘디지털 전환’이 자리 잡는다. 개발자 부족 현상으로 개발자 몸값이 솟구치자, 프로그래밍을 배워 개발자로 전직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또 인재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사내 교육으로 코딩을 도입하면서 교육 외주 사업 시장이 급속도록 커졌다.

IT 업계의 개발자 부족 현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향후 5년간 소프트웨어 분야 신규 인력 수요를 35만3000명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대학, 대학원 등과 정부의 SW 인력 양성 사업으로 공급되는 인력은 32만4000명에 그친다. 3만명에 달하는 개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드스테이츠 관계자는 “전 산업군에서 코딩, 디지털 스킬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급이 부족해 개발자 몸값이 치솟으면서 개발자를 희망하는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 특히 IT 비전공자 중에서도 개발자를 희망하는 인원이 많아지면서 코딩 교육 업체 수강생 수가 급속도록 불었다.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 지원자는 2020년 6273명에서 지난해 2만4571명으로 4배 상승했다. 팀스파르타는 올해 상반기 신규 회원 수가 10만8803명으로 2021년 상반기 대비 184% 증가했다.

기업과 정부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도 호재다. 자사 직원 역량 개발을 위해 코딩을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도입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교육 전문성을 높이고자 대기업에서 사내 교육을 코딩 교육 업체들에 외주를 맡기기 시작했다. 현재 엘리스와 팀스파르타는 SK, LG, 현대차, 우아한형제들, 카카오, 한국금융지주 등 대기업에 임직원용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드스테이츠는 6월 B2B용 기업 교육 코스를 공식 출범했다. 계약 규모가 큰 B2B 서비스 시장이 열리면서 코딩 교육 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비약적으로 올랐다. 엘리스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임직원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여기에 개발자를 키우려는 정부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팀스파르타는 엄격한 강의 관리로 호평받는다. 메타버스 공간인 게더타운을 활용해 수강생들의 진도, 학습 요건 등을 감독한다. (팀스파르타 제공)

▶코딩 교육 넘어 신사업 준비

▷헤드헌팅부터 외주까지 척척

코딩 교육 업체들은 ‘코딩 교육’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에 뛰어든다. 코딩 교육 열풍이 끝나도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주목하는 분야는 HR 플랫폼이다. 수강생과 IT 기업을 연결시키는 채용 서비스, 양성한 개발자들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코드스테이츠는 기업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내세운다. 파트너 협약을 맺은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능력을 취합해 교육시킨 뒤 채용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다. 현재 채용 파트너 기업 수는 370개에 달한다.

엘리스는 올해 2월 IT 개발자 채용 플랫폼 ‘엘리스웍스’를 공개했다.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쌓은 교육·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개발자를 원하는 기업은 엘리스웍스에서 지원자의 학습 이력, 평가 점수, 포트폴리오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엘리스 관계자는 “개발자 시장은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이 대세가 됐다. 변화된 채용 과정에 맞춰 채용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팀스파르타는 개발자 채용 전문 플랫폼 ‘PORT99’를 지난 6월 선보였다. 복잡한 절차 없이 개발 직군의 지원자를 간편하게 관리하고 면접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채용 플랫폼이다. 개발자들의 이력서를 별도 다운로드 없이 개발 직무와 기술 스택별로 간편하게 조회하는 것은 물론, 여러 명의 구직자에게 한 번에 면접을 제안할 수도 있다. 카카오벤처스 패밀리사를 비롯해 토스, 오늘의집, 우아한형제들 등 350개의 기업이 협력사다. 채용 시장 외에 외주 시장에도 뛰어든다.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는 “팀스파르타에서 취미로 개발을 배우는 사람이 1년에 3만명 된다. 5주 수업이 끝나고 나면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코딩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간단한 개발 작업이 필요한 곳과 연결시켜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1호 (2022.08.10~2022.08.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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